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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캔디스 Oct 21. 2024

先 기브 後 테이크가 어려운 이유

ft. 불안정애착유형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지 않는 핵심은

상대의 행동에 영향받지 않고

내 소신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즉, 내가 베풀더라도 상대방이 베풀 것을 기대하지 않고 기쁨으로 후히 섬기는 것.


지속해야 하는 관계고 손절이 어려운데 (ex. 시어머니)

내가 손해 보는 것 같고 억울한 마음이 들 때

순간의 감정을 따라, 혈기대로 하지 않는다.


마음이 충만히 채워져 있다면

사랑을 후히 줄텐데,

베풀 수 있을 텐데.

이놈의 불안정 애착을 해결해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나오는 것 같다.




선 기브 후 테이크 (즉 기브 앤 테이크)는 인간 사이에서 흔히 보이는 관계 방식이다.

보통은 계산적인 인간관계를 뜻하지만

기브 앤 테이크도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데,

내가 기브를 하면 상대방으로부터 테이크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보통 내가 기브를 한다면 되돌아오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그러지 않는 경우도 많다.


내가 지인 결혼식에 축의금을 얼마 하면 내가 결혼할 때 얼마를 돌려받을 것이다.

내가 장난감을 빌려주면 너도 장난감을 빌려줄 것이다.

내가 먼저 사과하면 상대방도 사과할 것이다.

내가 뭔가를 주면 상대방도 그에 상응하는 뭔가를 돌려줄 것이다라고 예상한다.


내가 먼저 베풀었기에 뭔가가 돌아오기를 바라는데

상대방이 안 해줄 때 화가 난다.

(나도 사과했는데! 왜 넌 안 하냐!)


사실 이건 사과의 취지에 어긋난다.

내가 잘못한 행동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지

사과를 받기 위해 사과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사과해서 내 마음이 편해지면 그 사과는 소임을 다한 것이다. 꼭 되돌려 받을 필요는 없다.


물론 일방적으로 한쪽이 사과하는 관계는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불안정애착을 지닌 나의 경우,

남이 사과할 거라 예상이 안 될 땐 사과를 못 했다.

남이 배려를 해줄 거라 예상이 안 될 땐 배려를 못 했다.

다른 사람보다 내 마음이 큰 게 수치스러웠달까. 그때는 주는 기쁨을 몰랐던 시절이었다.



시어머니가 어느 부분에서 나에게 서운함을 느끼는지 종잡을 수 없다는 걸 겪으며

어머니를 대하는 게 편치 않았다.

나의 어떤 행동과 말에 대해 불편해하신다는 걸 알게 되고 난 후 시어머니 앞에서 내 맘이 불편했고

기본적인 호의와 배려 또한 인색해졌다.


어머니가 나를 좋아하지 않으신다는 생각,

나를 탐탁지 않게 여기신다는 생각이

나를 더 옭아맸다.


하지만 오랜 세월 속에서

어머니와 부딪치

속앓이를 하고

화해를 다짐하고

잘못을 사과하고

나도 사과를 받고

다시 화합하는 과정을 여러 번 거치면서


인간관계에서 잘 맞지 않음에도

계속 이어지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운다.


크게 싸우더라도

시간이 지나서 사과를 하면 어머니는

마음이 곧잘 풀리셨다.



흑과 백, All or Nothing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나는

인간도

좋은 사람 = 나랑 맞는 사람

나쁜 사람 = 나랑 안 맞는 사람

으로 나눠

안 맞는 사람하고는 거리를 뒀었는데


나와 많이 다르고 유별나신 시어머니와

때론 가까웠다 때론 멀어졌다 하며

흑도 백도 아닌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머니가 그리 모진 분이 아니라는 걸,

어머니도 여리며 나처럼 상처받는 걸 두려워하는 걸,

며느리가 당신을 싫어하진 않을지 두려워하는 분이라는 걸

알게 된 후 어머니에 대한 마음의 벽을 한층 무너뜨렸다.


어머니에 대한 이해 +

애착의 치유가 더해져

나도 조금씩 어머니에게

먼저 연락을 드리고

선물을 챙기며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내 마음이 넉넉해지면… 사랑이 흘러가게 된다.

친정으로부터 받은 사랑 (친정 엄마와는 유년시절보다 내가 결혼한 이후 교류가 많아졌다.

아이를 낳으니 더 많이 챙겨주신다… 엄마의 사랑… 느끼고 있다.)


애착의 치유는 다음 화에 이어서...



표지 이미지: Unsplash Stas Ostrik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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