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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석 Jun 01. 2017

이른 아침의 거리, 여행지에서. #1

the Street of Early Birds@Phnom Penh

밤에 계속 일을 해야 했던 점이 썩 좋지만은 않았던 군대생활 때문일까.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밤엔 잘 자는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아침형 인간에게 맞는 직장을 갖지 못한 지금도 그런 사람으로 살고 있습니다. 여행지에서라고 바이오 리듬이 크게 변하는 것은 아닌지라, 동행인들에게 민폐를 끼치며 부지런을 떱니다.


20대에는 그냥 좋아서, 마냥 좋아서 허세가득 담아 아침 거리를 쏘다녔다면,

30대엔 전 날 마신 술을 제 때 해장하지 않으면 하루종일 괴로우니까...

그렇게 부산하게 몸을 일으켜 밖을 나섭니다.


캄보디아 프놈펜 올드마켓(프사 짜 ផ្សារចាស់) 주변은 오래된 꾸이띠우(캄보디아식 쌀국수, កុយតាវ)집들이 많네요. 아침에만 문을 여는 이름 모를 식당들이 가득한 거리를 걸으며 오늘 속을 달래줄 장소를 물색합니다.  현지 식당은 현지 사람들이 가득가득한, 그러면서도 음식 기다리는 사람은 적은, 그런 곳이면 충분합니다.


the Street of Early Birds @ Phnom Penh, Cambodia


말을 모르면 손가락으로

말을 어중간하게 알면 우물우물 흘리 듯

말을 잘 알면 잘 아는 대로 쌀국수 한 그릇을 시켜봅니다.


the Street of Early Birds @ Phnom Penh, Cambodia


모르는 아저씨들과 두런두런 앉아서도

너 칠리소스 한 번, 나 칠리소스 두 번. 설탕은 됐고요, 후추나 좀 건네주어요.

아저씨는 일하러? 총각은 어제 좀 달렸나? 그런 부산한 대화 속에 부산한 아침을 시작합니다.



Location : Phnom Penh, Cambodia

Date : Mar, 2017

Format : Digital (Color)

Camera : Nikon Df

Lens: AF-S NIKKOR 16-35mm f/4G ED VR

Editing : Adobe Lightroom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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