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카테고리의 왕이 될 관상인가.
지금은 플랫폼 서비스가 대세라는 말도 진부할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플랫폼 서비스들이 등장해 있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플랫폼 서비스들의 공통점은 바로 자신의 분야에서 소위 '가장 잘 나간다는 것'.
플랫폼 서비스의 성공 비결은 바로 ‘몸집’이기 때문이다.
플랫폼은 특정한 필요에 의해 모인 양측의 사용자들을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플랫폼의 몸집이 중요한 이유는 어느 한쪽이라도 충분하지 않다면 플랫폼을 통해 필요를 채울 수 없고 균형이 무너지며 플랫폼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뚝 끊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물건이 많이 올라와야 구매자들이 많이 방문할 테니 판매자를 모집한다. 판매자를 모집하려니 방문자가 적어 모집이 잘 되지 않는다. 구매자를 모집하려니 판매자가 적어 모이지 않는다.
다시 실제 플랫폼 서비스로 예를 들어보자. 온라인 채용 포털이 있다. 기업이 올리는 공고가 적으면 구직자들이 방문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방문하는 구직자가 없으면 기업은 공고를 올릴 이유가 없다.
결국에는 플랫폼 서비스는 양측 모두 규모를 이루어야 성공할 수 있다.
모두에게 익숙하겠지만 제조업에서 유명한 '규모의 경제’라는 말이 있다. 제품의 생산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생산에 드는 비용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판매 단가가 저렴해져 가격경쟁력이 생긴다는 의미이다.
플랫폼에서의 규모는 방문자의 수이다. 방문자의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플랫폼이 취급하는 콘텐츠의 수가 늘어나고 이로 인해 서로 경쟁하는 방문자들의 광고를 통한 수익, 또는 거래에 의한 수수료 등 더 많은 수익의 창출이 가능하다.
Winner Takes All (승자독식)
이를 일컬어 플랫폼 비즈니스의 속성은 "Winner Takes All"이라 한다. Winner가 되면 모든 것을 가져갈 수 있지만, Winner가 되지 못하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멸하게 될 것이라는 무서운 의미이기도 하다.
반면 최근에는 그것 또한 승리의 진리가 아니라는 비판도 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의 한 칼럼을 인용하자면 "플랫폼 경제에서의 Winner-Takes-All 전략은 이제 대머리 치료제보다도 신뢰를 잃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 이유는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의 또 다른 속성이 낮은 진입 비용과 소비자의 쉬운 전환이며, 경쟁자들의 계속되는 파괴적 혁신들로 인해 일시적으로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오르더라도 그 승리가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시장에서 지배적인 네트워크를 가져갈 만큼 몸집을 키울 수 있다면 영원하지 않은 승리라도 거머쥐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잠시일지라도 챔피언 벨트를 차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야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느냐.'의 문제로 넘어갈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신규 진입자들은 어떻게 몸집을 키워나갈 수 있을까?
아래의 표를 잠시 보자.
바로 시장에 진입하는 카테고리를 차별화했다는 것이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내 경쟁자들과 다른 카테고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서비스가 되는 것. 바로 카테고리 킹 전략이다.
한 카테고리를 대표하게 되면 특정 분야의 사용자들을 모집하는 것이 더 수월해진다.
예를 들어, 채용사이트에서도 간호사를 모집하고 있지만 기존에 없던 의료 전문 채용사이트가 새로 생긴다면 의료인들은 해당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이 원하는 공고를 찾기 더 편할 것이다. 공고를 올리는 입장에서도 훨씬 적은 광고비로도 타겟팅이 된 이들에게 공고를 노출할 수 있기 때문에 모집하기에도 더 유리하다.
이처럼 기존 시장에 지배적인 사업자가 있더라도 새로운 카테고리로 자신의 서비스를 특화하여 카테고리의 킹이 될 수 있다면, 이후 사업을 확장해 가며 지배적 사업자와 경쟁이 가능한 구도를 갖춰나갈 수 있다.
흔히들 서비스는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물론 카테고리 킹 전략 또한 차별화의 일종일 수 있다. 하지만 차별화라는 단어에 매몰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카테고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서비스들만 잔잔바리로 출시하게 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그래서 어쩌면 뻔하게 들릴 수 있는 '차별화'라는 단어 대신, '카테고리 킹'이라는 또 하나의 전략 용어가 등장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