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두려움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집착.이다.
두려움은 집착에서 온다.
모든 문제는 집착과 기대하는 마음에서 온다.
모든 문제는 결국 나.로부터 시작된다.
이걸 깨닫게 되자 많은 면에서 자유로워졌다.
내 몸과 마음의 평온함을 유지하는 일이 내 삶을, 내 일상을, 내 하루를, 내 일분 일초를 얼마나 아름답고 가치있게 하는지. 이것이 내겐 행복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비바람이 몰아쳐도 쓰러지지 않는, 반드시 일어서는,반드시 싹을 틔우는,그런 생명력으로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아가야겠다.
잘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큰데,
먹을 때 보면 날 알아차리곤 한다.
먹을 때 내 감정이 보이기도 한다.
먹을 때 내 기분이 보이기도 한다.
먹을 때 내 집착이 보이기도 한다.
지금 너의 식욕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네 마음의 허기는 아닌지. 내 마음의 허기.일 때가 대부분이다.
먹는 걸 조절 할 수 있는 정신력이 먹는 걸 통제 할 수 있는 정신력이,내겐 언제나 유익하다.
한 때 이미 지나간 과거의 나.를 빠지지 않고 설명하려 했던 적이 있다. 어느 순간 그것이 다 무슨 소용이던가. 지금의 내.가 아닌 걸. 그것의 무쓸모를 느끼게 되었고 과거의 나.는 이제 더 이상 설명하고 싶지 않아ㅡ 더는 그러지 않았다.
마음이 무너져 아무리 발버둥 쳐보아도 도저히 일어나지지 않았던 꼬꾸라지기 바빴던 시절을 돌이켜보면, 이미 지나가버린 조금은 남부럽지 않았던 나.의 모습에 대한 후회와 집착이 원인이었다.
이미 지나간 과거에 얽매여 사는 것 만큼 안타까운 것은 없다.고 과거에 대한 후회와 집착이 내 몸과 마음을 좀먹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지금은 뼈저리게 알고 있다.
문득 결심이 섰다.
“이제 더는 굳이 나를 설명하고 싶지 않아.
그러고 싶지 않아.
말도 줄이고 싶고 그저 덤덤하게 살고 싶어.”
과거의 나도 나였고 몸조차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방황했던 나도 나였고 순간 순간 추억되는 그시절의 나도 나였다. 지금의 나도 나다. 내게 가장 중요한 건 현재의 나.뿐이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자. 다 잊자. 이 다짐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이 다짐을 온전히 받아들이기까지는 몇 년이 걸렸지만 나는 서두르지 않고 내게 주어진 내적 고통을 감내하며 천천히 조금씩 그렇게 과거의 나로부터 독립하게 되었다.
이제는 가령 어디에 다녔었고 어디 출신이에요.등등 이런 것들에 대해 아무런 효용과 호감을 느끼지 못한다. 그 효용과 호감이란, 내 스스로가 가진 가치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젼혀 상관없는 것이라는 걸 안타깝게도 너무 늦은 나이에 깨닫게 됐다.
진짜 나.는 무엇을 가진 나.가 그 자체로 존재하고 경험을 알아차리는 나.가 진짜 나다.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그 얼마나 다행이냐고. 미소 짓고 만다.
스스로에게 주어진 고통이 그 종류가 어떤 것이라 한들 감내해야 할 것은 감내해야 한다고 받아들이게 되면 그 고통은 어느 순간 전혀 다른 세계로 날 안내한다. 그런 경험들이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내게 엄청난 자산과 소재들이 되어주고 있다.
무슨 일을 하는지.
어디에 사는지.
어떤 차를 타는지보다는,
나는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마음은 평온한지.
어떨 때 행복한지.
어떨 때 기분좋음을 느끼는지.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질문하고 행동하고 살펴보는 일들이 훨씬 가치있고 의미있고 날 파닥파닥 살게 한다.
말만 그러지 말고, 글로만 적지 말고, 정말 그렇게 살아보는 거야. 알겠지?
가끔은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방황하는 내 마음을 붙잡느라 혼이 날 때가 많다.
무튼 자신을 굳이 설명하지 않는 사람.이 더 멋지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매력이란, 멋짐이란 직접적인 방식이 아니라 상대가 느끼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인정욕구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나다워지고 자기 자신이 된다.
사실 사는데 뭐 그리 많은 설명이 필요한가.
그저 이 세상에 나를 내맡겨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근래 내가 가진 물건들을 보며 생각했다. 예전 같았음 새로 산 물건들을 처음엔 좀 아끼려는 마음이었을텐데. 이제는 새로 산 물건은 아낌없이 바로바로 사용한다. 무엇이 날 변하게 했을까.
별 다른 건 아닐테고 어느 순간 깨닫게 된 게 내가 쓰려고 필요해서 산 물건인데 아껴서 무엇하지? 이들도 다 쓰임이 있는 것인데 야무지게 잘 쓰는 것이 이들의 쓸모지. 아끼려는 마음을 툭하고 내려놓으니 어찌나 편하게 소위 막 잘쓰게 되는 것인지. 결국엔 다 내 마음의 집착에서 비롯됐다는 걸 난 그렇게 깨닫게 됐다.
가장 최근에 산 것이라 하면 여름 샌들 하나, 소파 블랭킷, 노트북 파우치 정도인데, 샌들도 사서 그자리에서 신고 오고 소파 블랭킷도 구겨질까, 뭐 묻을까 하는 생각 없이 아주 잘 쓰고 있다.
어제 문득 접시를 애지중지하고 있는 나를 알아차린 찰나, 이것 역시 집착이구나. 내려놓으면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이제는 그렇게 사소한 집착이나 어지러운 감정들이 올라오려고 할 때면, 바로바로 알아차릴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오히려 환영하며 잠시 머물다 가라고 자리를 내어준다.
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그제 옆 사람이 내 신발을 살짝 밟기도, 길 턱에 앞 코가 살짝 쓸기기도 했는데 순간 내 마음에서 앗, 이거 새 신발인데! 하는 게 아닌가. 나는 곧, 이미 신었으니 새 신발은 아니거든.이라며 순간의 집착 상태에서 벗어났다.
비단 물건을 대하는 태도에서 뿐만이 아니다. 내 일상, 사랑, 인간관계, 일 등 우리 삶 모든 곳에서 집착이 불쑥불쑥 나타나 때로는 오랜 시간 머무른다. 그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바로 알아차림과 내려놓는 연습이다.
집착이란, 한 곳에, 한 생각에, 한 상황에 과도하게 에너지를 쏟는 일, 집중하는 일.이기도 했다. 한 곳에 집중된 에너지와 생각을 내려놓는 일, 물 흐르듯 흘러가게 내버려 두기. 내려놓음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어젠 옛 동료이자 절친인 언니와 광화문에서 점심을 했는데, 언니는 점심 먹으러 나오기 직전에 있었던 업무 관련해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였고 내게 그 이야기를 쉼 없이 하고 있는 상태였다. 언니는 왜 그럴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빨리 해결책을 줘봐. 장난스럽게 이야기했다. 언니는 꽤나 심각했고 진지했다. 나는 언니에게, "답은 언니 안에 있는 것 같아. 지금 언니의 부정적인 감정들로 인해 언니의 남은 오후를 망치지 말자. 언니의 생각을, 에너지를 온 신경을 조금 전 그 상황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몰라. 이미 상황은 벌어졌어. 이미 되돌릴 수 없고 이미 사라져 버린 일이야. 그곳에 집중하지 말고 집착하지 말고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 둬봐."라고 공감해줬다.
퇴근시간쯤 됐을까.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목소리는 한결 밝아졌고 "네가 점심에 해 준 말 정말 효과 있었어! 그 이후로 전화통화도 잘됐고 내 마음이 편해졌어. 진짜 별 거 아니구나! 고마워."라고 했다.
최근 아주 중요한 일들이 조금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서도 마찬가지다. 예전 같았음 나는, 불안, 우울, 실패, 두려움, 좌절, 절망 등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부정적인 감정들로 날 지독히도 괴롭혔겠고 그 감정들이 날 잠식하도록 했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전혀다. 정말 나는 "그래? 더 좋은 일이 생기려나? 더 좋은 기회를 맞이하려고 이러는구나! 안됐음 뭐 어때? 그렇다면 내가 직접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보지! 어쨌든 이것도 땡큐." 이런다.
정말 거짓말 일도 없이 전혀 불안하지 않는, 마음이 턱 막히지 않는, 나를 보며 오히려 설레하는 날 보며 가끔은 나도 당최 나를 이해할 수 없을만큼 낯설기도 하지만 그 낯섦이 내게 참 유익하다는 생각이다. 내가 기대했던 일이 다 와서 안된 최근 며칠 새 그 연락을 받고도 내가 전혀 개의치 않고 슬프지는 더더욱 않았던 이유는 단순하다.
내 생각과 에너지, 신경을 그곳에 집중하지도, 집착하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실패 혹은 안 좋은 일이, 내게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마음가짐도 한 몫한다. 그러다보면 어떤 일에도 무슨 일에도 그래? 음. 오케이 그렇담 넥스트 스텝은?을 생각하지 그 결과에 대해 집착하지 않게 된다.
집착하지 않는 상태를 습관처럼 의식하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내 삶이 얼마나 풍요롭고 자유로워졌는지. 나는 요즘, 내 긍정적인 기운과 에너지를 나를 만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진짜 나를, 내 안의 나를 소환하는 일이 이리도 간단명료한 것이었던가. 행복이라는 것이 풍요라는 것이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이렇게도 쉽게, 가까이, 언제든지 찾아오는 것이었던가. 이마저도 알게 돼서 깨닫게 돼서 감사하다. 난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아주 자주 한다.
집착을 내려 놓으니, 깃털처럼 가벼운 내가 되었다. 오히려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고 내가 그려나갈 내 삶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기쁘고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다. 집착하지 않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