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생명력
어맛, 세상에 아침에 일어나보니 오전 8시 23분!. 화들짝 놀랐다. 화들짝 놀란 것도 잠시 이불을 서서히 걷어내며 와우. 상쾌함과 개운함에 즐거워했다. 나는 전혀 조급해하지 않았는데 정말 잘 잤다!. 너무 잘했어!. 외려 푹 잘자고 일어난 내 자신에게 엉덩이 궁딩 팡팡해줬다.
어쩜 이렇게 잘잤니?^^ 무훗. 현충일이었던 어제, 완벽하게 쉼.하겠다는 내 의지와 결심에 딱 알맞는 것이었다. 어제 오후 가까이 사는 언니네로 마실 갔다온 뒤, 2시쯤 빨래를 돌렸고 그러다 소파에 잠시 기댔는데 그러다 잠이 솔솔 쏟아져 내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운 것.까지 기억난다.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겠는, 어쩜 중간에 단 한 번도 깨지 않았는지. 배고픔에 깰만도 한데, 화장실에 갈 만도 한데, 나는 그렇게 어제 오후, 완벽하게 깨어나지 않고 잠을 잤다.
내 방 창문을 열면 푸른 나뭇잎들이 보인다. 큰 나무 한 그루가 내게 늘 자연 속에 있는 듯한, 작은 숲속에 있는 듯한 기분을 준다. 까치와 참새 소리는 늘 조화롭고 바람에 살랑이는 나뭇가지들의 향연도 늘 아름답고 향기롭다. 창문을 활짝 열어 젖혔다. 음, 이 내음새, 너무 행복하다. 난 참 행복한 사람.이라 생각하며 돌아섰다.
얼추 셈해보니 족히 19시간은 잔 듯하다. 간만에 푹 빠진 완벽한 숙면이었는데, 이 숙면이 어찌나 감사한지. 내겐 어떤 영양제나 보충제도 나를 감흥시키지 못한다.
날 유일하게 감흥시키는 건, 잘 먹는 것(신선한 식재료로 직접 요리한 음식)과 잘 자는 것(숙면:수면의 양/패턴/퀄리티)이다. 잘 먹고 잘 자는 것. 내 기운.을 강화시키는 일.이란 걸 경험적으로 잘 알게 된 탓이다.
기운이 있어야 기운을 높여야 내 삶이 내게 이로운 방식으로 유리하게 돌아간다.는 믿음이 있다. 실제로 그러하다. 내가 기운이 높은 사람이어야 내게 좋은 일이 생긴다.
푹 잘 잔 나 자신.을 위해 오늘 점심 한 끼.는 무엇으로 할까. "초아야, 어떤 음식이 먹고 싶니?"물었다. 그제 새벽 배송으로 주문한 병아리콩도 뜯지 않은 상태. 병아리콩을 늘 놓아두는 통에 채워넣었다. 병아리콩 하나를 채우는 것조차 나는 어쩜 이토록 풍족함을 느끼는지. 무엇이든 다 내 마음에 달렸다.는 생각은 늘 나의 벗이다.
담궈 놓은 오이지.가 알맞게 익었다. 총총 썰어 도시락에 넣었다. 향신료로 마리네이드 해놓은 닭 안심을 코코넛 오일에 맛있게 뚝딱 볶아냈다. 잡곡밥에 생강을 넣어 볶음밥을 완성했다. 불과 몇 십분 만에 뚝딱 완성한 도시락이다. 애정템인 스테인리스 도시락통에 고슬고슬한 볶음밥과, 닭 안심을 올리고 단호박 찜과 적양배추 비니거 절임과 오이지를 사이사이 채웠다.
숙면을 취했으니, 잠 자느라 오랜시간 깨끗하게 잘 비워둔 위장(비워두는 공간과 시간이 길면 길수록 내게 이롭다)을 채우려면 좋은 음식으로 잘 먹어야 한다. 비우고 난 뒤, 소화가 다 되고 난 뒤 먹는 그 다음 한 끼.의 퀄리티가 중요하다.
집에서 나오니 오전 9시가 조금 넘었다. 아침 공기는 얼마나 맑은지. 깨끗한지. 아침 햇살은 얼마나 환한지. 눈부시고 찬란한지. 이런 눈부신 아침을 맞이할 수 있는 내 삶에, 내 생명력에 대한 감사함으로 이어진다.
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잠이 곧 생명력이기 때문이다. 깊은 잠에 빠지면 어떤 소음도 들리지 않는, 무의식의 상태에 들어간다. 어쩌면 잠.이 든 상태란 가장 쉽게는 모든 것이 멈춰버린 죽음.의 상태의 간접적인 경험일 수 있다. 그런 고요와 멈춤이 역설적이게도 생명이고 살아있음.이다. 내겐 내 몸과 마음 모든 것이 신비롭다. 그런 신비를 경험하고 감사해하며 살아가면 어느 것 하나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다.
매일 나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된다.
감사하게도 매일 숙면을 취한다.
잠을 잘 자야 내 마음이 평온해진다.
잠을 잘 자야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다.
잠을 잘 자야 알아차릴 수 있다.
잠을 잘 자야 기운이 높아진다.
잠을 잘 자야 모든 것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잠을 잘 자야 내 몸과 내 안의 장기들이 편안하다.
잠을 잘 자면, 나 그리고 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1. 잘 먹는 것(음식)
2. 잘 자는 것(숙면)
3.건강한 마음 습관(운동/명상)
이 세가지의 균형을 유지하면, 그 어떤 것도 두렵지 않다. 불안하지 않다.
내 삶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어제 오후부터 오늘 아침까지. 나는 완벽한 숲속의 공주.가 됐다.
숲속의 공주.가 되는 일은 언제라도 반갑다.
푹 잘자고 일어났을 땐, 정말이지 나.란 사람이 내 몸과 마음, 나의 뇌 모두 새로 태어난 듯한 기분이 든다.
나는 그런 개운함을 사랑하게 되었는데, 숙면은 내가 살아있음.을 나 자체가 자연.임을, 나 자체가 소우주.임을, 나 자체가 생명력.임을 일깨워준다.
매일 나는 숙면을 통해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는 마법.을 경험한다.
Henri Matis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