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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마음 작용

사랑은 성장이다

by Aarushi

사랑.이란 뭘까. 파리 고갱 미술관에서도 나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사랑할 땐, 나.라는 사람이 여실히, 적나라하게 과감하게 드러난다. 가장 위풍당당하기도, 가장 자신감 넘치면서도, 가장 약해보이기도 하면서도, 가장 나다운 모습을 내 스스로가 마주하게 된다. 어떨땐, 그 모습을 마주할 때 소스라치게 놀라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사랑이 유난히 다가오는 날이 있다.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면 늘 그렇듯, 언제 그랬냐는 듯. 현재 사랑에 흠뻑 젖게 될텐데. 수십년 인생사에서 수많은 사람들 중에 서로가 눈에 띄어, 마음에 들어, 좋아하게 되어 사랑하게 된다는 것. 인연이지 않으면 설명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내가 맺은 인연들에 감사하고 지나간 사랑이든 현재의 사랑이든 모든 사랑은 소중하다는 생각에 이른다.


사랑에 엄청난 환상이나 의미부여를 하고 싶진 않다.고 하면서도 난 늘 사랑.을 논할 때, 이토록 감성적이고 또 감성적이고 만다.


요즘 자주 "사랑... 넌 사랑 안하고 뭐하니? 아이구 두야..."하는 날 발견하곤 한다. 사랑하고 있지 않으면서 사랑 노래만 이별 노래만 주구장창 듣고 있는 내가 다소 모순적이랄까. 사랑 계획도 세워보려 했으나, 사랑이 어디 계획 한다고 될 일이던가. 말도 안되는 마음을 바로 접는다.


하고 많은 철자 조합 중에 왜 "사랑"일까. 언어의 신비까지 느끼게 되는 이 사유의 무작위함이란. 나이 들어가면서부터 정확히는 서른 중반이 넘어서부터는 사랑이라는 큐피트의 화살이 쉬이 당겨지지 않는다. 큰일이라면 큰일이다.


게다가 B급 감성을 가진 여자.라서 B급 감성을 가진 남자를 찾기가 이리도 어려울 줄이야. 누구 탓도 아닌 아직 때가 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지. 성숙한 사랑을 하기 위해 내가 아직도 더 알아야 할 게 배워야 할 게 많은가 보다.


사랑하는 남녀는 누구라 할 것 없이 서로가 그토록 아름다워 보이는 마법을 경험한다. 외형적인 마법은 물론이요,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는 마법에 걸려 영원히 이 마법이 풀리지 않기를 바라는 두 남녀가 존재할 뿐이다. 그 마법이 그리워서 우리 인간은 사랑을 그렇게 갈망하나 보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사랑하기 바로 직전 서로의 말랑말랑한 퐁퐁한 감정을 확인하는 썸. 구간일 때 사실 가장 설레고 짜릿하지 않나. 지금은 서로의 취향과 서로의 생각과 서로의 가치관과 태도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소위 진지하면서 웃긴 사람이 이상형이 되었는데, 언젠간 내 앞에 떡 하니 나타나는 상상을 곧잘 한다.


사랑의 용도란 내겐 책의 용도와 같다. 날 살게 하는 것은 물론 이전엔 전혀 만나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로 날 안내하는, 세상이 내게 주는 선물.이다.


이리도 그토록 아름다운 거라서, 이제는 사랑의 용도.를 너무도 잘 알게 돼서 사랑 앞에서 외려 멈칫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삶이란, 내 안의 우주를 들여다보는 일, 비우고 채우고를 반복하는 일, 나를 발견하는 일의 여정이다. 성숙하고 세련된 마음과 태도로 나와 내 삶 내 일상을 대하다보면 내 삶을 열렬히 사랑하게 되는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도 이와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란, 새로운 우주를 만나는 일.이다.


사랑.이란 녀석을 따로 똑 떼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내 관심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일.에도 편식없이 고루 나눠 주기로 한다. 문득 사랑 사랑 사랑... 사랑에 이유가 있을까.하곤 혼잣말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내 결론은 이랬다. 사랑엔, 사랑에 빠지는 데엔 이유가 없다고.


내가 지금까지 사랑했던, 전 연인들은 참 신기하게도 분위기들이 닮았으며 심지어 키도 체격도 나이고 비슷했다. 체형은 날씬하면서도 단단한 근육을 가진 본인 만의 스타일과 분위기를 가진, 외국어도 잘 구사했으며 지적이면서도 자기 관리에도 철저한 멋진 남자들이었다.


이런 걸로 우연이라고 할 순 없지만 내가 그런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건가.싶다. 결코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늘 그렇게 되었으며 심지어 그런 상대방들 역시 나같은 외모와 성향에 매력을 느꼈었음에 틀림없다.


내게 지적인 면에서 무언가를 알려주고 가르쳐 줄 수 있는 남자에게 푹 빠지는 성미를 가졌다. 사랑할 때 가장 짜릿한 순간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미래를 함께 그려나갈 때 또 그런 상상을 할 때가 아닌가.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가진 자의 특권처럼.

사랑은 늘 그런 것.


사랑할 땐 둘만 보이는 마법이 그 환상이 그리도 좋다. 이것이 바로 내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자 사랑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다. 언제든 난 사랑하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 사랑의 용도란, 날 살게 하는 날 숨쉬게 하는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의 예술이다.


새로운 사랑이 언제든 찾아오면 난 늘 그래왔던 던것처럼 그 순간만큼은 후회하지 않을, 최선을 다해 열렬한 열정적인 사랑을 할 것이다. 사랑엔 특별한 이유가 있을리 만무하고 마치 오래전부터 둘의 만남이 예정돼 있었던 것처럼 강한 이끌림의 마법이다. 그렇기에 묻지도 따지지 않고 그저 그 마법에 걸려 들어 그 마법이 영원히 풀리지 않기를 바라는 그 둘이 존재한다.


사랑하는 계절이 어디 있겠나.싶지만 그럼에도 난 따뜻한 바람이 살랑이는 봄 아니면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왔음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초가을의 계절 아니면 햇볕이 짱짱한 한여름의 사랑이 좋다. 그 계절 사랑했던 기억이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 걸 보면.


사랑이란, 늘 해야하는 것 혹은 하는 것이 내겐 무조건 유익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지금 사랑하지 않고 있는 내게 종종 잔소리 해보기도 하지만, 내 마음을 사로잡을 누군가가 나타나면 언제든 사랑에 빠질 준비는 되어있다. 고로 서두르지 않는다.


그러므로 무심하게 내 일상을 내 삶을 예쁘고 아름답게 가꿔나가고 있을 때, 내 마음이 여유로울 때, 혼자여도 외롭지 않을 때, 괜찮은 사람을 알아볼 수 있다.


봄이 오면 새로운 사랑이 찾아올까. 오면 내 일상에 달콤함이 한 스푼 추가될 게 분명하고 설령 아니더라도 괜찮다.는 딱 그 마음이 날 더 여유롭고 매력적이게 한다.


사랑한다는 건,

많은 걸 공유한다는 것이고

사랑하고 나면 성장한다는 것도 이별로 인한 아픔으로 성숙한다는 것과는

또 따른 성장이 있다.


사랑할 것.

토요일 이 아침, 내게 명징하게 떠오른 문장이다.

이젠 정말이지 내 마음을 다시 활짝 열어야겠다.


사랑할 때,

나를 더 알 수 있고

사랑할 때의

내가 가장 예뻐보인다.

사랑할 때,

내 사랑을 맘껏 내준다.

사랑할 때,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사랑할 때,

이 세상을 살아갈 힘이 더 솟는다.

사랑할 때,

진짜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사랑할 때,

내 자신에게 더 솔직해진다.

내게 사랑한다는 건,

상대와 나의 세계가 만나는 것이다.

그 세계의 조화로움을 배워나가며 성장한다.


내게 꼭 맞는 사람이 있을까.

서로 존중하면 되는 일.

이젠 좀 더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젠 어른의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사람이 짠.하고 나타나길 기다리는 것보다

나의 매력과 나의 순수를 상대의 매력과 상대의 순수를

서로가 알아볼 수 있도록 나 자신을 나의 내면을 더 아름답게 가꾸어나가야겠다.


오랜 시간 빚어져 온 서로의 삶 그리고 시간 속에

어느 순간 때가 되면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는 그 지점.

인연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인연은 있다.


사랑이 하고 싶다. 나와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결핍있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다.

결핍은 누구에게나 있다.


이젠 나와같이 함께 어루만져 줄 수 있을 것 같다.

단점보단 장점을 크게 봐줄 수 있다.

인생의 고통을 아는 사람.

여러번 실패해도 끄끝내 극복해 일어나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자신만의 스토리를 가진 사람이 매력적이다.


늦은 밤, 친한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박장대소하며 웃기도. 순수한 사람과의 대화는 늘 즐겁다. 날 웃게 한다.


무슨 이야기를 하다,

언니 왈, "초아야, 연애 안하고 뭐하고 있어? 이 바보야...^^"

바보야.라는 말을 정말이지 너무 오랜만에 들어서이기도.

또 언니 그 특유이 장난 섞인 말투 때문에 나는 빵 터지고야 말았는데.

"맞어. 사랑도 안하고 이 귀한 시간 왜 이렇게 보내고 있는 거야!! 바부 맞네..." 했다.


이젠 다시 마음을 활짝 열어야겠다. 열린 마음은 필수다.

인연이 있다.는 생각도 있고 마지막 연애 이후 지금 내게 중요한 건 연애보다 사는 일.이었기 때문이었겠다.

인연이면 반드시 만나게 돼 있다.라는 것과 인연이 될려면 오늘밤에라도 만나게 된다.라는 걸 경험적으로 알아서다.


연애를 하지 않고 있는 시간이 주는 평온과 고요가 있다. 성장의 시간이기도 하다.


이젠 어른의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게 사랑한다는 건, 상대가 일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사랑할 때, 사랑을 많이 주는 편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엇이든 주고 싶은 게 사랑.아닌가.

재는 거 없이 표현하는 사랑이 좋다.


서른 중반이 서른 후반이 뭐 어때서.라는 생각이 있다.

여전히 여자 나이 서른 후반이면 늦었다.

마흔 전에 결혼해야 한다.고 한다.


결혼해야 하는 나이는 누가 정하는 것일까.

당사자인 내.가 정해야 하는 것인데.

그런 것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


사랑이 하고 싶은 것이지. 결혼을 위해 누군가를 만나고 싶진 않다.

사랑을 하다 결혼이 하고 싶은 것이지.

결혼하기 위해 사랑을 하고 싶지 않다.


서른 후반이어도 충분히 생기 있고 아름답다. 아름다울 수 있다.

마인드와 태도가 섹시한 사람이고 싶다.

내면이 섹시하지 않은데 외면이 섹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면이 섹시한 사람.

그 섹시함이 외면으로 뿜어져 나오는 사람.

남녀 모두 매력적이다.


사랑 사랑 사랑.하는 걸 보니 이제 정말 다시 사랑하고 싶은 가보다.

사랑이 하고 싶은 이유.

내겐 영혼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

세상살이의 고통을 함께 헤쳐나가고 싶은 사람.

사람.을 진짜 사랑하고 싶어서다.


사랑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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