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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erplate Jun 10. 2024

설탕을 먹지 않는 이유

의식적인 선택의 중요성

쯔유를 만들었다. 1000ml 용량의 스테인리스 통에 담았다. 맛간장, 드레싱, 페스토, 스프레드, 절임... 직접 만들어 먹는다. 오이지도 담갔고 대파와 양파 초절임까지 살뜰한 마음으로 담궈놓았다. 매 끼니마다 조금씩 덜어 먹는 재미에 익으면 익수록 그 특유의 깊은 맛.에 감탄하며 먹게 된다. 이 또한 소소한 행복이다.


점심엔 메밀 소바를 먹을 참인데, 청양 고추를 많이 넣을 수록 맛있다. 총총 썰어 둔다. 메밀은 소화도 잘되고 염증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나에게 맞는, 내 소화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음식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메밀은 내게 꼭 알맞다. 먹고 나면 포만감은 두둑하면서 무겁지 않고 소화에도 부담이 없다.


요즘 내 요리 레시피의 화두는 "신선한 식재료로 알맞은 조리 방식과 방법으로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정말 맛있는 한 끼.를 만들 수 있을까”다. 조급해하지 말고 서두를 것 없이 좋은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요리 할 때 나는 살아있음을 느낀다. 건강한 한 끼를 먹을 때 나는 살아있음을 느낀다. 먹고 있는 나를 알아차린다.


일상의 크고 작은 것들 어느 것 하나 내겐 명상이 아닌 것이 없다. 명상이란 내겐 도무지 잘 모르겠거나 미지의 것이거나 부담이거나 숙제거나 거창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숨을 들였다 내쉬는 호흡을 통한 알아차림, 경험하고 있는 경험자아를 바라보는 배경자아를 알아차리는 것. 내겐 이것들이 명상이다. 크고 작은 깨달음도 명상일 수 있다.


내 요리엔 설탕이 들어가지 않는다. 설탕이 내 몸에 유익하지 않다는 분명한 사실과 설탕이나 시중에서 파는 조미료 없이도 충분히 혹은 훨씬 더 맛있고 감칠난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다.


지금 내 요리엔 올리브 오일, 코코넛 오일, 기버터, 생강, 강황, 향신료들, 허브, 소금, 후추... 가 들어간다. 요리든 드레싱이든 소스든 직접 만든 것이 가장 건강한 음식이다.


일요일 저녁 로컬푸드매장에 가면 신선하고 가격도 저렴해 훅훅 집어오기 일쑨데, 어젠 푸릇푸릇한 바질잎이 날 불렀다. 마치 "저 여기 있어요!"하는 듯. 나는 바질잎 4봉을 고민없이 집어들었다. 에코백에 넣었는데 바질잎 향이 유난히 짙게 밴다. 내겐 진한 바질잎 향이 천연 향수다.


바질 페스토를 뚝딱 만들었다. 조금 남은 바질 페스토와 양을 섞으니 양이 상당하다. 수제 바질 페스토는 어디에 넣어도 깊고 고급스런 맛을 낸다.


설탕을 먹지 않는 이유. 심플하다.  몸에 유익하지 않아서다. 건강 상식에 있어서도 어떤 지식에 얽매이거나 집착하지 않으려고 한다. 모든 것은 변한다. 어느 것도 정확하거나 완벽하지 않다는 생각이 있다. 더구나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산다는 , 역설적이게도 정보나 상식에 대한 개개인의 분별력이 필요함을 요구한다.  분별력도  자신을 아는 것에 시작된다.


건강한 몸과 마음에 있어서도, 나만의 진짜 WELLNESS를 찾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관점을 맞이할 수 있는 열린 마음과 태도, 유연함, 예리하고 영민한 분별력이 필요하다.


음식의 조합도 중요한데, 요거트와 과일을 함께 먹지 않는 것, 꿀은 가열하지 않는 것. 요리할 때 지킨다.

끼니마다 단맛, 신맛, 짠맛의 밸런스를 맞춘다. 이 또한 집착하지 않고 자연스레 그리 되는데, 이 세가지 맛의 조화가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때문이다.


단맛은 채소와 야채찜에서 나오는 식재료 본연의 맛과 꿀에서, 신맛은 레몬즙이나 비니거에서, 짠맛은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춘다.


건강한 음식도 습관이다. 길들이면 익숙해지고 쉬워진다. 의식적인 선택으로 만들어진 습관은 내게 유익하다.내 몸을 위한 것인데, 내 마음 건강을 위한 것인데, 어찌 소홀할 수 있을까.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


내가 먹는 음식은 내 몸 안에서 신체조직을 형성한다. 가짜 배고픔이 밀려온다는 건, 내겐 정상적이지 않은 신호다. 지금 대사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자 대사가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다. 갑자기 우울감이 밀려온다는 것 역시 지금 내 장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다. 내가 지금 먹고 있는 것, 식습관을 가장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유산균이나 어떤 영양제도 먹지 않는다. 그 대신 좋은 재료를 사는 일에 아끼지 않고 소화와 배변활동에 도움이 되는 내게 맞는 음식들을 사는데 쓴다. 내겐 이런 것들이 자연스럽고 익숙하고 편안하다. 습관이 됐다.


먹는 것에 의식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한 번 굳어진 오래된 낡은 습관은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그 행동을 하게 한다. 그 습은 내 몸과 마음을 무너뜨린 원인이었다.


의식적인 선택과 행동은 내 환경과 내 삶을 바꾼다.

설탕을 먹지 않는 이유에서 시작된 나의 사유는 오늘도 이런 방식으로 끝을 맺는다.

"사람은 저마다의 질서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법정 스님의 말씀을 새긴다.


나만의 질서는, 삶의 모든 것에 적용된다. 먹는 것, 바르는 것, 식습관, 생각 습관, 마음 습관, 운동, 명상, 삶의 태도, 가치관... 나만의 질서는 철저히 나.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


"나는 나만의 질서를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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