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를 재지 않는다. 어쩌다 목욕탕에 갔을 때 잰다. 몸무게가 48kg일 때 내 몸과 정신이 가볍고 내게 꼭 알맞다고 느끼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 무게에 집착하거나, 몸무게를 재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잰 몸무게이겠거니.하는 편이 내게 이롭다.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무조건 내게 유리하다.
사실, 과자, 아이스크림, 빵 같은 군것질만 하지 않아도 살이 잘 찌지 않는다. 내게 꼭 맞는 음식을 찾는 것, 내 장 건강에 유리한 음식들, 식재료들을 찾아 섭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단 걸 깨닫게 됐다. 몸은 수치화될 수 없는 것이다. 보편적인 것에 집착하면 나 자신과는 멀어진다.
수치화된 몸무게가 아니라, 내 몸과 마음의 밸런스가 잘 맞춰진, 스스로만이 가늠할 수 있는, 가벼움이랄까. 그것에 집중한다.
몸무게를 재지 않지만 거울 앞에서 눈대중으로 몸을 관찰한다. 살이 조금 붙으면 어떠하리. 내 정신건강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선 살이 조금 쪄도 괜찮다. 단 살찜이 내 일상과 정신, 마음에 무너뜨리려는 걸 경계한다. 즉각 알아차리는 편이다.
잘 먹다가도 조금 무리했다, 평소보다 과식했다.싶으면 그 다음 며칠 간은 간헐적 단식으로 밸런스를 맞추고 본래 몸 상태를 회복한다. 서른 후반이 돼보니, 이십대 시절, 왜 그토록 다이어트에 집중했는지. 실은 다이어트를 하지 않으면서 다이어트를 해야하는데, 해야지.하는 그 생각으로 스스로를 힘들게 했던 것이다.
몸의 움직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면서, 주의를 내면으로 돌리게 되면서, 몸에 대한 인식도 변화돼갔다. 몸을 곧잘 시시로 쓰다듬어 주는데, 몸은 문제가 없다. 몸은 잘못이 없다. 몸에 대한 집착은 결국 내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이다. 이러면 어떤가. 저러면 어떤가. 몸에 대해, 살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고요히 차분하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몸에 대한 불만족은, 집착은 과연 어디로부터 온 것인가?
몸은 온전히 내 것인가?
몸이 나인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의 불만족인가?
아름답고 아름답지 않은 몸이란 실체가 있는 것인가?
누가 만들어낸 것인가?
건강한 몸이란 무엇인가?
내 몸은 누군가에게 사랑받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내게 몸이란 내 정신, 마음과 같다. 정신이 흐트러질 때면, 마음이 괜시리 울적해질 때면, 우울해질 때면, 즉각적으로 몸을 움직인다. 잘 먹고 잘 자는 것도 실은 내 몸을 위해서다. 의식이 깨어있다 한들 몸에 기운이 없으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움직일 수가 없다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죽은 것과 다름 없는 것일 것이다.
불현듯 몸무게를 재지 않는 이유.가 떠오른 것도 다 이유가 있겠다. 늘 그렇듯 절로 글이 쓰고 싶어졌고 너무도 자연스럽게 즉흥적으로 써내려간다.
내 몸을 사랑한다는 건, 보편화된 몸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내 기운과 에너지 흐름이 원활하고 순환이 잘 되는 상태, 정신건강도 이토록 사뿐하고 가뿐하고 상쾌하고 가벼울 수 없는 그런 류의 건강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사는 날까지 몸과 마음 모두 평온하게 알맞게 차분하게 침착하게 고요하게 유지할 수 있을지를 생각한다. 나만의 아름다움은 나에게서만 찾을 수 있다. 나만의 아름다움은 어떤 방식으로든 날 지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