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도 혼자만의 시간이 짜릿하고 즐겁고 편안해서야... 어느 것 하나 감사하지 않은 게 없다는 게 말이 되니?... 이러고 있는 나를 목격하는 일이 나는 그저 즐겁다.
고독에 대해 내 생각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게 됐다. 늘 그렇듯 오늘은 "고독이 주는 기쁨"이 내 머릿속을 스쳤다. 나는 이렇게 무언가 순간적으로 탁 내 뇌리를 스치는 제목이나 혹은 문장으로 과감없이 글을 써 내려가는 편이다.
서른 중반이 되니, "고독"이라는 단어에 대한 기존의 내 인식에 큰 변화가 있었다. 어릴 땐, 불과 이십대 삼십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고독이란, 굉장히 부정적인 것, 외로운 것, 소외된 것.과 같은 그런 류의 의미로 치부했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고독"이란 그런류가 아니라는 것임을 완연하게 깨닫게 됐다. 내가 생각하는 고독이란, 나만의 시간, 나를 찾아가는 시간, 나를 알아가는 시간, 나를 목격하는 시간, 나의 길이 나에게 있음을 깨닫게 되는 시간, 혼자만의 시간, 통찰과 반성의 시간, 성장하는 시간...이다. 내공을 쌓는 일이자 날 더 순수하게 만드는 일이다.
고백하건대, 몇년 전 부터(아마 내 삶의 태도와 가치관이 변하기 시작한 때)나는 의도적으로 고독을 선택한다. 고독을 찾고 고독을 만들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 고독이라는 내 안의 동굴로 깊게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신비로운 나,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 기쁨이란 그 즐거움이란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를, 황홀감이다. 그러니 어찌 이 고독을 놓칠 수 있겠는가. 지금의 나에게 고독은 나의 벗이고 애인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런 걸 미처 다 깨닫기도 전인 내가 만약 그때 그 시절에 결혼했더라면 과연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잘 살고 있을까. 한 남자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로서 내 역할을 잘 해내고 있었을까. 나라는 개인의 삶 역시 잘 살아내고 있었을까.하는 생각에 아찔할 때가 있다.
더 나은 사람이 되었을 때, 나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내 안에서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인간, 성숙한 인간이 되었을 때, 내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았을 때, 내 스스로를 포용하고 수용하고 용서하는 방법을 알았을 때... 결혼을 하게 된다면 완전히 다른 마음가짐과 시선으로 결혼생활도 잘 유지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날 사랑한다는 것, 날 이해한다는 것, 날 수용한다는 것, 날 인정한다는 것, 날 용서 할 수 있다는 건 사실 바꾸어 말하면 타인을 사랑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고 인정하고 용서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과도 같다. 그러므로 훨씬 더 깊은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너그러운 아내, 너그러운 엄마가 될 수 있지 않을까.싶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희한하리만치 훨씬 더 어렸을 때보다, 서른 중반인 지금의 내가 더 궁금하다. 나와 나를 둘러싼 우주와 세계와 세상에 온통 궁금한 거 투성이고 호기심에 가득차 있다. 그러니 삶이 지루할 틈이 있나. 평범한 일상에서도, 지리한 일상에서도, 나는 어떻게서든 나만의 방식과 해석으로 의미를 두고 가치를 둔다. 그러면 보잘 것 없어보이는 내 소소한 일상도 의미있고 가치있어 진다.
지금의 내게 고독은 가히 긍정적이며 사랑이다. 고독을 이렇게 느낄 수 있게 해 준 지난 나의 갖은 경험들에도 감사하게 됐다. 뭐든 내 마음에 달렸다는 말. 정말 맞다. 내 삶의 주인이 난데, 무언들 못할까. 살면서 느끼게 된 것 중 하나, 남의 말 듣지 않아도 잘만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