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잘해주기

by Aarushi

몇 년 전부터 차가운 겨울이 좋아졌다.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지금껏 봄, 여름, 초가을만 환영했는데 이젠 완전하게 겨울이 제일 좋다.고 말할만큼 겨울에 대한 애정이 있다.


스산한 바람, 공기, 축축하게 가라앉은 듯한 풍경과 분위기.를 온몸으로 맞이하고 있자면,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목을 뒤로 젖혀 하늘까지 바라보고 있자면 우주의 무한한 에너지까지 느껴진달까. 무튼 세상은 에너지 그리고 신비로움으로 가득하다.


일하러 가기 전, 나만의 루틴도 내 삶을 정돈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아침 일찍 일어나 미지근한 물 한잔 마신다. 그러곤 부엌으로 가 애정하는 도자기 컵에 따뜻한 커피 한 잔을 탄다.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쓰거나 음악을 듣거나 좋은 글을 읽는다. 오늘 할일을 하나씩 해나간다.


학창시절부터 즐겨 듣던 성시경, 김동률 노래를 들으며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힌다. 별 거 아닌 일에, 사소한 일에도 감사함을 자주 느낀다. 살아보니 사는데 엄청난 것이, 많은 게 필요한 한것이 아니었다. 그걸 깨닫게 된 순간부터 내 삶은 참 많이도 달라졌다. 삶을 대하는 태도, 나의 마음가짐이 때로는 내려놓음으로, 수용하기.로 자연스레 바뀌어졌다.


지금 이 순간에도 커피 한 모금, 자연스레 써 내려가는 글 한 편, 노래 하나가 날 이토록 행복하게 하다니, 역시나 내 마음에 모든 게 달려있다.는 말 맞다는 생각이다. 아침을 먹고선 설거지도 야무지게 마쳤는데 내 방, 내 부엌을 말끔하게 정리하고 정돈하고 나면 정신건강이 좋아지기에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편이다.


내 집의 상태가 내 정신건강과 직결된다고 믿는 편이다. 따뜻한 꿀물 타먹는 걸 시작했다. 어릴 때는 곧잘 꿀물을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아침 꿀물 한 잔이 몸과 마음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이따금씩 곧 마흔.이라는 단어가 훅 밀려올 때가 있다. 따지면 몇 년이 남은 셈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숫자가 무엇인지. 앞의 3과 4는 다르다.싶은 그 무언가가 있는 듯하다. 나이 무슨 상관이던가.하지만 쏜살같은 시간 앞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수용이 아닐까 싶다.


다가올 나의 마흔은 좀 더 따뜻한 사람이길, 좀 더 지혜로운 사람이길. 그 마음이 크다. 늘 그렇듯 "내년엔 좀 더 나은 한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나이 들어서인지, 갖은 경험이 켭켭이 쌓여가서인지 이젠 항상 좋은 일만 일어나기를 기대하지도 바라지도 않게 됐다.


가면 갈수록 내가 참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있다. "나한테 잘해주자."는 그 마음 그리고 행동이다. 날 가장 사랑해줘야 하고 날 가장 아껴줘야하고 나에게 가장 먼저 친절해야 됐는데, 그러지 못한 시간들이 더 많았다는 것을 자각한 후, 내 안의 나.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내 안의 내.가 온전하지 않으면, 슬프면, 아프면 힘든 일이 닥칠 때마다 바로 설 수 없게 된다. 일어날 힘이 세상을 살아갈 힘을 잃게 된다. 어쩌면 한 개인이 어른으로 성장해가면서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마음 근육.이라는 생각이다.


몇 년 전부터 나는 완연하게 취향껏,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향유하고 즐기며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생활물건도, 살림살이도 워낙에 간단한 걸 선호하는 탓에 짐도 많지 않다. 단, 내가 늘 먹는 접시나 그릇 하나를 사는 일엔, 욕실 타올을 사는 일엔, 삼푸와 트리트먼트, 바디워시, 바디버터를 사는 일엔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이나 향들로 소비한다. 내가 나를 대하는 태도에서만큼은 아끼지 않으려 한다.


내게 행복이란 기분좋음 그리고 평안함이다. 내가 날 사랑한다는 건, 아낀다는 건, 나한테 잘해준다는 건, 날 기분좋게 해준다는 것과도 같다.


너무 아등바등, 그리고 욕심내며 살아가지 않아도 되겠다.는 마음이 커졌다. 욕심과 집착이 늘 내 마음을 괴롭게 했다는 걸, 두려움과 불안을 만들어 냈다는 걸 깨닫게 되자, 그제서야 나는 나를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사람을 사랑하며, 친절한 사람이 되자. 결국은 "사랑"이 모든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

내가 세상을 사는 이유, 방식,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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