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의 사색 12

by Aarushi

#진짜

쓸데 없는 말은 하지 않고 많은 말을 하지 않게 된다.

살면서 말을 많이 해서보다 말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이 더 유리하게 작용할 때가 많았다.


말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 날 강하게 한다.


#혼자일 때

혼자 일때. 나를 알게 된다. 고독을 경험한 사람은, 즐기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일 거라 믿는 편이다. 고독과 외로움은 다르다. 고독은 날 성장하게 하는 시간이다.


#진짜 그랬을까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시인의 잠언집 제목처럼. 하루에도 몇 번은 이 말이 절로 떠오를 때가 있다. 그럼에도 이 생각의 끝은 결국,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이 얼마나 다행이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야."로 맺고 만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진짜 달라졌을까. 나는 어땠을까. 진짜 그랬을까.

사실 모를 일이다.


#왜 나는 나를 사랑하는가

왜 나는 나를 사랑하는가. 날 온전하게 사랑하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니까. 나 아니면 안되니까.


#매력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할 수 있다는 건 고도화된, 굉장히 치밀한 유혹이다. 외적으론 외모나 몸매가 될 수 있겠고, 그것은 글 일수 있고 개인의 언어일 수 있고, 말투나 목소리 일 수 있고 솜씨 일수도 있다. 뭐든 가능하다.


그 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 중 하나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한 개인의 경험과 사유와 지식과 철학과 가치관과 언어와 그 모든 것의 총체. 혹은 그 합 이상의 무언가.라는 생각이 있다. 내공으로 점철된 글을 읽어내려갈 때면 소스라침과 깊은 울림이 있다.


굉장히 치명적인, 참을 수 없는 글의 유혹이다.


#눈빛은

살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눈빛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눈과 눈동자 눈빛으로 그 사람에게서 많은 게 읽혀질 때 정말이지 놀라울 때가 있다. 눈의 맑음을 유지하는 일,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트루 러브

EBS 위대한 수업 에바 일루즈의 사랑의 사회학.편을 우연히 보게 됐다. 최근 책을 통해 알게된 본래 사랑.이라는 것의 실체랄까. 그리고 시대에 따라 변화된 사랑.의 정의와 역할이 꽤 흥미로웠는데,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사랑이라는 것이, 본래 로맨틱한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됐다.


요즘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랑은 사실 만들어진 로맨스, 판타지.라는데 어느 부분 동의하고 있었다.


에바 일루즈는 "우리는 사랑을 마음의 문제로 보며 심리학자만이 다룰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바라본 사랑은 사회문화적 현상입니다."


산업혁명, 자본주의 사회 이전의 사랑.과 그 이후의 사랑.의 대조와 대비가 꽤 흥미롭다.


사랑에 빠지려면, 유혹은 필수다. 내가 생각하는 유혹이란 매력과 같다. 직접적인 방식이 아니라 간접적인 방식으로 상대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키는 것이야말로 진짜 매력이 아닐까.


고로 유혹적인 사람, 매력적인 사람은 늘 섹시하다.


사랑할 때 알아야 할 것 중 하나는, 그 어떤 사랑도 나보다 먼저 일 수 없다는 마음이다. 날 먼저 사랑해야, 날 수용해야, 날 안아줘야, 날 배려해야, 날 따뜻하게 대해야 상대방도 나와 같이 대할 수 있다.


내게 트루 러브란, 사랑한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지금 필요한 게 무엇일까를 직접적으로 찾아 기꺼이 해주는 일.이다.


내 사랑은 이런 방식이다.


#어느 날 파리

파리 살던 때, 즉흥적으로 찾아간 곳은 16구에 위치한 오노레 드 발자크의 집이었다. 그리오 영감.을 쓴 발자크의 집이라니. 파리 생활의 좋은 점은 이렇게 고전 작가, 철학자,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직접적인 방식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발자크 집을 돌아보며, 마치 1800년대로 돌아간 듯 했다. 발자크가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 시절 발자크는 어떤 생각이었을까. 다작했던 발자크는 어떤 몰입의 경험을 했을까.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발자크 소설 속 사랑.표현을 보고 있자면 그가 사랑을 더욱 로맨틱하게 그려내는 데, 그런 판타지를 만들어내는 데, 자극했다는 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발자크의 식탁.이라는 책을 주문해 읽으려다보니, 발자크 집을 찾았던 그때가 불현듯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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