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 13

by Aarushi

#나는 잘 가고 있을까

기상 직후 정신이 아직까지는 제자리를 찾지 못할 때, 몽롱할 때 책을 읽어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이내 곧 정신이 멀쩡해진다.


커피 한 잔 마시고 있던 중 수진언니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지난주 삼청동에서 전시를 마친 언니의 반가운 연락이었다. 멀리 있는 탓에 가보지 못해 아쉬웠는데 전시 동영상과 사진을 언니가 직접 찍어 보내왔다. 언니와의 인연도 내가 대학생 때이니 꽤 오래 됐다.


나를 잘 아는 언니는 늘 그랬듯 무심하게.

그러나 누구보다 따뜻하게 내게 안부를 묻는다.


언니가 투썸 케이크와 커피 쿠폰을 선물로 보냈다.

늘 이런 식인 언니에게 난 늘 감동받고 고마워한다.


이십대 후반 삼십 대 초반이던 때 친구들이 한창 결혼하기 시작할 때, 부캐도 꽤 받았는데 내가 결혼이 늦어질 줄은 솔직히 몰랐다.


결국엔 내 선택이었겠지만 무튼 결혼에 나이가 어디 있으랴.싶다. 나는 그때마다 “인연은 있다”고 진심으로 이야기 하곤 한다. 한 번은 그랬더니 베프인 미리(그녀는 결혼했다)는 “촤야, 인연도 만드는 거야! 노력하는 거야!”하고 핀잔을 줬다.


친한 친구들, 언니들도 결국엔 다 간 걸 볼 때, 알면서도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나는 나.라는 사람이 더 좋은 사람이 된 상태에서 결혼하고 싶다는 것.과 생이라는 여정을 함께 걸어나갈 사람을 찾고 있다.는 설명이 맞겠다.


결혼이란, 부부란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말도 일리있지만,

개인적으론 같은 곳을 함께 걸어나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싶다.


무튼 나이가 한 살 한 살 더해지니 외려 덤덤해져 무심해져 큰 일이다.


사랑에 나이가 어디 있으랴.

이십대의 사랑과 삼십대의 사랑은 그 분위기만 다를 뿐, 나이 들어도 얼마든지 열정적이고 아름답고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다.


시간의 중요성을 너무 잘 알게 된 지금, 이조차 집착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요즘엔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을 만큼 쏜살같은 시간이 못내 아쉽기도 하고 때론 이 시간을 앙칼지게 사용하자는 생각에 정신이 바짝 차려진다.


이미 지나가 버린 것들에 대하여 후회한다거나 아쉬워하는 것 따위의 미련함을 반복하지 말자.는 다짐도 잊지 않는다.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 곧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나는 수시로 내 스스로에게 묻는다.

잘하고 있지?

잘하고 있는 거겠지?

너는 어떻니?

네 마음은 어떻니?

요즘 네 마음은 어때?

네 기분은 어때?

나는 잘 가고 있는 걸까?...


잠들기 전 법정스님의 강연을 들었다.

“본질적인 삶을 살라.”는

법정스님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며 잠이 들었다.


오늘의 선곡은 윤종신의 너에게 간다.로 정했다.

인트로의 멜로디가 늘 설레게 하고 감동시킨다.


사는 게 별 건가.

사는 낭만이 별거던가.


뚜벅뚜벅 무심하게 도시락 싸러 부엌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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