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이 터지는 날이 있다. 생일 때 받은 투썸 케이크 쿠폰으로 케이크를 사서 돌아왔다. 투썸 케이크를 제일 좋아하는데 치즈 케이크 러버다. 요리할 때 설탕을 넣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쩌다 먹는 케이크엔 또 이토록 경계가, 제한이 없다.
케이크 통 하나로 교환하지 않고 그뤼에르 치즈 케이크 2개와 치즈 케이크 2개, 당근 케이크 2개... 마카롱 2개로 사왔다. 케이크 선물이 들어오면 나는 이런 방식으로 조각 케이크로 사온다. 냉장고에 넣어두곤 야금야금 꺼내 먹는다.
다음날 먹고자 했던 치즈 케이크 2조각을 그 자리에서 다 먹어버리고야 말았다. 어쩌겠는가. 이런 날도 있지. 아주 맛있게 먹었으면 되었지.하고선 잠이 들었다. 눈뜨니 양 쌍커풀이 퉁퉁 부어있다. 외려 얼굴이 좀 통통하게 부어오른날 얼굴에 메이크업을 하면 더 예뻐보일 때가 있다.
나가기 전 부엌 싱크대를 구석구석 닦고 집 안 청소를 했다. 셀 수 있을 만큼의 옷인데도 게으름과 퍼질러짐에 중구난방으로 쌓여 있을 때가 있는데, 내 마음을 다리미로 쫙쫙 펴듯 옷가지를 가지런히 개 다시금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언젠가 "왜 똑같은 옷만 입어요?"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겐 일도 타격없는 아무 일도 아닌 것이었는데 나는 여전히 똑같은 옷을 잘 입는다. 내가 어제, 오늘 무얼 입었는지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없다.
손이 잘 가고
내가 좋아하는 텍스처와 프린트와 색감이라면,
매일 입어도 새롭다.
이전보단 조금 확장된 감은 있는데,
도통함 겨울 니트 3벌
겨울 외투 2벌로 아주 잘 나고 있다.
"왜 똑같은 옷만 입어요?"라는 말을 들었던 땐,
정말이지 카키색 외투 하나만 매일 입었던 때라서 더욱 그랬을 수도 있겠다.
안에 상의, 하의 모두 똑같은 옷만 입었으니 그럴 수도 있었겠다.
그렇게 물어본 사람이나 그렇게 매일 똑같은 옷만 입는 나나 실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럴 수 있지.
격일로 혹은 이삼일에 한 번 돌려 입고 있는 니트 3벌이 내 눈엔 무척이나 귀엽다.
하나는 솜털같고
하나는 어깨 뽕이 봉긋 솟아 빈티지스럽고
하나는 벨벳소재에 하얀색 프릴 레이스가 있다.
옷에 치중하는 것보다
신발이나 가방에 집중하는 것보다
피부결을 정돈하는 것이
헤어결을 관리하는 것이
체형을 관리하는 것이 나답게 한다.
체형이 관리되면 무얼 입어도 괜찮은 마법이 있는데,
그것도 실은 다 누구에게 잘 보이거나 예뻐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날 위한 것이란 걸,
내 정신건강에 이롭단 걸,
내 만족인 것이다.
내가 매 순간 내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잠시 너의 숨결을 느껴봐. 들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