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몸무게가 5kg이 늘었다. 보통은 165cm에 48kg를 유지하는데 설 이후부터 지금껏 5kg이 쪘다. 살이 쪘네? 할 즈음 몸무게를 재니꺄악.했지만 눈으로 보아도 모를리 없었던 터 새삼 꺄악.하고선 체중계를 버렸다. 몸무게가 이젠 내게 중요하지 않거니와, 내가 그만큼 아주 잘 먹었음으로, 기운냈음으로 되었다.는 생각과 살이 찌면 뭐 어떠하리? 살이 찌건 안찌건 그것이 본래 나와 무슨 상관인가?. 내가 신경쓰이지 않으면 되었다.고 생각하게 됐다.
본래 먹성과 식성이 좋은데다 양도 제법 많은 편이다. 확실히 옷이 꽉 끼고 몸이 무겁다고 느끼는 건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면 그러는 대로. 이전과 마찬가지로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나는 어쩌자고 지금껏 살아오면서 몸무게에 집중했는가? 몸무게와 살에 집착했는가?싶다. 살이 좀 붙으니 외려 볼도 통통하니 살이 좀 오른 것이 건강해보이고 얼굴이 더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53.몇.으로 절로 유지가 되고 더 찌진 않는다.
결국 다 내 안에 있었음을. 몸무게가 문제가 아니라, 살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나를 바라보는 인식과, 시선과 관점의 문제였음을 여실히 깨닫게 됐다. 본래 롱치마가 편해서 주구장창 사계절 내 입는 것이 롱 스커트인데 아랫배와 윗배부분이 편안하면서 세상 좋다.고 생각한다. 체형 커버가 되는 부분도 있다. 경험상 마음 먹고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본래 체중으로 돌아간다는 걸 알고 있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없이 무조건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내 정신건강과 마음의 평온에 전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해서 노력하고 있다.
마흔 가까이 되니, 뭐 그리 마르고 날씬한 것에 신경쓰며 살았는지 싶고. 이제는 몸을 더 아껴주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랑해주고 달래가며 몸과 마음 모두 평온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나를 아름답게 바라보면 예쁘게 바라보면 귀엽게 바라보면 기가막히게 상대도, 사람들도 날 아름답고 예쁘고 귀엽게 봐준다. 어김없다. 내가 나에게 친절해야 하는 것이 먼저다. 그 여유로움에서 친절이 나오고 존중이 나오고 사랑이 나온다.
일요일 오후 토닥토닥 씩씩하게 살자고 셀프톡 하면서 "오늘 오후 너에게 주는 선물이야."하면서 바닐라 더블샷 하나를 테이크 아웃해왔다. 씩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 이 유한한 삶에서 나는 이제 더는 외모와 몸에 대한 집착과 강박도 내려놓게 된다. 무엇이 중요한가? 진짜 중요한 건 Being, state of being 그 자체가 나임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 공함, 텅비어 있음을 알아차리는 것. 그 텅빔 속에 우주가 들어있음을, 전체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전체가 있음을...
나는 이렇게 마흔이 다 되어서야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었다. 아니, 실은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다. 외모, 마르고 날씬한 몸매, 화려함이 내가 아님을, 진짜 중요한 건 우리가 실체라 믿는 것이 아니라 사랑, 친절, 존중, 배려, 용서, 수용, 감사.의 마음을 갖는 사람다움이다.
거울을 보면 실은 확실히 뱃살이 두둑해졌다. 잘록했던 허리는 그 경계가 서서히 무너진 듯 한데, 거울을 보고선 그저 피식^^.하고 만다. 그럴 수도 있지 뭐^^ 살 찌면 뭣이 어때서?싶고 그 살이 귀엽기만 한 걸 어뜩하나.싶다. 이런 변화된 내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어제 할머니와 함께 한 점심에서 갈비탕 한 그릇을 싹싹 비우고 나 요즘 정말 잘 먹는구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있구나. 다행이다. 잘하고 있다. 그렇게 나 자신에게 말해주었다. 정말이지 무엇이 중한가?
그 모든 것은 공하다는 것을 알면, 알아차리면,
정말이지 지나온 내 삶이, 지난 내 인생이 정말이지 꿈 같고 생경하게 다가온다. 나의 지나온 인생을 제3자가 되어 저 스크린 위 상영되는 내 삶이라는 영화가 상영되고 있음이 직관적으로 느껴진달까. 그것은 직관적인 앎일 것이다. 그러니 내게 중요한 건 남과의 비교가 아닌, 정말이지 나 자신의 나아감과 성장인 것이다.
내게 성장이란 이런 것이다.
나를 사랑하고 사람을 진짜 사랑하는 것.
조건적 사랑이 아닌 무조건적인 사랑, 순수한 사랑, 내어주기만 하는 사랑.
사랑은 무언갈 바라지 않고 그저 주는 것이란 걸, 내어주는 것이란 걸 나는 이렇게 마흔이 다 되어서야 처절하게 깨닫게 되었다.
나를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 세상 사람들 모두를 사랑하는 것.
평범함으로써 나 자신은 결코 내 안에서 평범하지 않은, 비범한 삶을 착실하게 살아나가는 것. 그것이다.
요즘 정말이지 내 안에서 수시로 들리는 말이다.
"묻고 따지지 말고 서로 사랑해야 한다."
"묻고 따지지 말고 나와 가족, 사람들 모두를 사랑해야 한다. 친절해야 한다."고.
지난 날 돌이켜보니,
정말이지 뭐 그리 내 인생 심각하게 생각했을까?
정말이지 뭐 그리 내 인생 뭐가 있을거라 생각했나? 기대했나?
무엇이 되지 않아도 나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만한 것을.
진짜 내게 중요한 건 평온이었음을. 고요 그 자체였음을 알아차리는 거였음을.
나와의 관계에서도
부모와의 관계에서도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옮고 그름이 뭐가 중요한가? 중요했던가?
옳고 그름이란 게 과연 실체가 있는 것인가?
묻고 따지지 말고 이젠 정말 사랑하고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으로 살아가길,
내 마음이, 내 안이 그렇게 꼭 그렇게 바라고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