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담자로서 의지했던 공간, 상담자로서 책임을 배우게 된 자리
내담자로서 상담실을 좋아했다.
상담자로서 상담실은, 확연히 달랐다.
내담자였을 때 상담사와의 라포는 비교적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안전히 의지해도 되는 곳이라는 걸 무의식부터 알았던 것 같다.
상담자가 된 지금,
나를 마주하고 앉은 내담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나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는 사실 잘 알 수 없다.
내담자와 상담자는
서로 앞에 누구를 마주하고 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감정을 경험한다.
내담자로서는
내 이야기를 마음껏 할 상대가 있고,
내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으며,
무조건 적으로 의지해도 되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일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는다.
상담자로서는
내담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 안에서 알게 된 단서들을 모아 치료라는 하나의 구슬로 꿰어야 한다.
그 과정에는 막중한 책임감이 따른다.
이 두 자리에 모두 서 본 뒤에야
나는
심리상담과 상담실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내담자도,
상담자도,
모두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