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받던 사람에서, 상담자의 세계로

오아시스였던 상담실을 지나

by 빛영

상담을 받을 땐

선생님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렘으로 가득했고,


상담실 문을 두드리고 들어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어른을 마주하면

나는 안심이 되었다.


심리상담은

나에게 특별한 세상과 사람을 선물했다.


슈퍼비전에서 들었던

'잠깐의 상담은 힐링을 줄 수 있다'는 말이

그대로 체감되는 공간이었다.


상담실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다.


들어갔다 나오면

몸과 마음이 충만해져 있었고

새로운 에너지가 채워진 느낌이 들었다.


무거운 마음은

어느새 자취를 감췄다.




그런 상담이

이젠

다르게 보인다.


'선생님들은 이런 세계 안에 계셨던 거구나.'


의지하던 상담실의 세계에

내가 직접 발을 들여놓은 느낌이었다.


생각보다 벅차지도 않았고,

처음의 감격은 잠깐이었다.


대신 이런 걸 감당하고 계셨던 거구나

하는 이해가 남았다.


직업의 자리에서 바라본 상담은

낭만적이지 않았다.


힐링과 위로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세계도 아니었고,

무조건 좋기만 한 일도 아니었다.


상담을 받던 나는

그저 기대하고,

안심하고,

위로받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이런 무게를 견디며

상담자의 자리에 앉아 계셨던 거구나.


그 사실이

조용히 마음에 남았다.


심리상담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의 세계에

내가 들어왔다는 가슴 벅참은 잠시였고,

이제는

현실이 먼저 보인다.


그리고 그 현실을 알게 된 만큼

내담자의 마음도

전보다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