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개 속의 꽃처럼: 연약함을 품고 성장하기
운전할 때 종종 짙은 회색 덮개를 높게 씌운 트럭을 만난다.
안에 뭐가 들었는지 보이지 않고 시야를 가려 답답하다.
그래서 차선을 바꿔 그 트럭을 피하곤 했다.
'대체 저 안에는 뭐가 있길래 저렇게 꽁꽁 싸맸을까?'
늘 궁금하면서도 답답함이 앞섰다.
그런데 어느 날, 그 트럭의 덮개가 반쯤 열려 있었다.
그 안에는 꽃과 식물이 실려 있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그 뒤로는 그 트럭이 앞을 막아도 답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속의 꽃들을 상상하며 미소가 지어졌다.
꽃과 식물은 비, 바람, 눈, 강한 햇빛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
트럭의 덮개는 그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우리의 마음도 그렇다.
상처받기 쉬운 연약한 부분은 보호가 필요하다.
때론 꺼내어 직면하고 어루만지고,
때론 그냥 덮어두고 안정을 주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
나를 이해하고 보호하려는 태도는
우리를 더 단단하고 따뜻하게 자라게 한다.
나를 알아가는 첫걸음은
그때그때 내 마음을 솔직히 느끼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이 드는지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게 되면
나라는 사람이 보이기 시작한다.
피해야 할 자리는 피하고,
억지로 뛰어넘으려 하기보다
나를 다치지 않게 지키는 것이 더 용기일 수 있다.
회색 덮개를 씌운 트럭이
겉으론 칙칙해도 그 안엔 아름다운 꽃이 있듯,
우리도 자신을 이해하고 보호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진짜 가치를 알게 된다.
그때부터 답답함은 줄어들고,
불안은 옅어지며,
긍정적 자기감각은 커져간다.
우리 자신을 가지고
꽃을 피울 수 있다면,
불완전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꽃을
불완전한 것조차 감추지 않는 꽃을
_드니스 레버토프(류시화 『시로 납치하다』)
지금 내 마음은 무엇을 필요로 할까?
나는 나를 어떻게 더 잘 지킬 수 있을까?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미 스스로를 사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