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할 수 있는 사람
하고 싶은 걸 해보면서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 나가는 것 같다.
과정에 처음부터 참여해서
차근차근 익히고 실천하니
진해 보이던 어려움이 옅어지고
두려움의 실체가 사라졌다.
'할 수 없는 사람'에서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아의 인식이 바뀌는 과정이
참 묘했다.
최근 찻집에 가게 되었다.
한옥 카페가 여러 군데 있었고
그중 마음에 드는 곳으로 선택해서 간 것이었다.
티소믈리에의 설명을 들으며 잎차를 직접 우려서 마시는 법을 익혔다. 백아차, 귀비우롱차 등 갈 때마다 다른 종류를 선택해서 마셔 보았다. 백아차는 40초간, 귀비우롱차는 20초간 우린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차를 선택할 때에도 메뉴에 자세히 나와있는 설명을 하나하나 읽으며 그날 마음에 드는 걸로 했다.
귀비우롱은 화려한 꽃과 꿀의 향이 난다는 게 끌렸다.
이렇게 어느 차를 마실지도 직접 고르고,
선택한 차를 내리는 것도 잎차를 차시로 찻주전자에 옮겨 담으며 손수 했다.
내 의견이 들어가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가장 매력적인 것은 어려워만 보이던 차 내리기를 몇 분의 설명을 듣고 헷갈리지 않고 해낸 것이다.
직접 우려 마시는 게 참 좋다.
할 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막연히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으로 스스로 규정지어 버렸었다.
과정을 상세히 알지 못하니 복잡해 보였다.
알지 못하는 영역이라 나와는 거리감이 있다고 느꼈다.
명상심리상담학과에 다닐 때 동기 스님께서 계시는 길상사에 간 적이 있다.
거기서 차를 내려주시는데 찻주전자에서 공도배로 옮기고 또 공도배에서 찻잔으로 차를 담는, 이 모든 내리는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워 보였다. 당시엔 공도배, 차시, 다하라는 다기 용어들도 몰랐다.
이번에 직접 차를 우리면서 알게 되었다.
분명 잘 몰랐을 때는 내가 이해하고 실행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직접 해보니까 생각만큼 진입장벽이 높지 않았다.
이걸 알게 된 것만 해도 큰 소득인 것 같다.
난 항상 그랬다.
무언가를 하기 전에 그 분야를 너무 어렵게 생각한다.
상세한 설명을 들으니 직접 하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나와는 접점이 없어 보이고 어려워 보이던 분야를 마스터한 것 같아 자신감이 생겼다.
확실히 경험을 해보고,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스스로 느껴봐야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 같다.
'할 수 없다'에서 '할 수 있다'로 자아가 바뀌는 기분이 묘했다.
뭐라고 설명하는 게 맞을까?
우선 기분이 좋다.
그리고
'어! 나도 할 수 있네.'
라는 자기 효능감이 생긴다.
해본 경험을 통해 자기에 대한 확신이 쌓인다.
자기 믿음도 추가된다.
차 마시는 하나의 행동을 성취한 것뿐인데 뭔가 비슷한 느낌으로 다른 것들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힘도 생긴다.
이렇게 자꾸만 하고 싶은 걸 해보면서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깨 나가는 것 같다.
큰 무언가를 성취해야 자신감이 생기는 게 아닌 거다.
내가 해보니까
작은 것 하나라도 하고 싶은 걸 직접 선택해서 실천해 보면서
자아에 힘이 생긴다는 걸 알겠다.
해보는 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 감을 잃지 않고 주기적으로 원하는 걸 성취하다 보면
그것과 연결되어서
다른 선한 영향력도 펼칠 수 있게 될 거라고
스스로에 대해 자연스레 믿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