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이런 나라서 정말 미안해...
이런 내가 너무 싫다...
끈기 있고,
용기 있고,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없는 내가 한없이 원망스러워질 때
당신은 이미 타인에게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수 백번 내뱉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의 사과를
받지 못한 한 사람이 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말이다.
당신은 일을 하면서
참으로 책임감 있는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생긴 것까지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렸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그 누구도
함부로 예측할 수도,
바꿀 수도 없다.
특히 그 원인이
건강이나 집안 문제라면
더욱 그렇다.
당신이 원해서 생긴 결과가 아닌
당신도 끌려가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아파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답답한 가슴을 치며,
쓰라린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 사람은
사장님,
동료들.
아니,
당신의 공석으로 생긴 그들의 고통보다
당신.
당신이 스스로에게 느낀 배신감이라는 고통이
당신을 더욱 아프게 만들 것이다.
그러니 이제 그만 고개를 들기를 바란다.
타인에게 하는 사과는 이쯤이면 충분하다.
이제 당신의 눈을, 당신 자신에게 돌려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어보기를 바란다.
"네가 제일 속상할 텐데, 몰라줘서 미안해..."
당신이 흘리는 눈물은
답답함과 아쉬움 그리고 속상함을
대변할 것이다.
나도 이러고 싶지 않은데...
그래. 당신은 무책임한 사람이 아니다.
끝까지 함께 하고 싶었던 사람이고,
모든 일에 진심이었던 사람이다.
그리고 이를
함께 했던 동료들이 모를 리가 없다.
설령, 동료들이 당신의 진심을 몰라준다고 하더라도
너무 슬퍼할 필요 없다.
시간이 흘러, 당신이 다시 그들을 만나게 되었을 때
당신이 보내는 진심 어린 문장과 눈빛은
그들의 오해를 해소시키는 열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 진심의 10%라도 알아주면 좋겠는데...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당신이 하나 놓치고 있는 사실이 있다.
시간과 진심은 비례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 함께 한다고,
진심이 더 큰 것이 아니고,
짧은 시간 함께 했다고
진심이 작은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이런 의심 어린 질문이 생길 수도 있다.
나는...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을까?
부디 당신이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그 시간을 의심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 과거를 돌이켜 봤을 때
전반적으로 걸어온 그 길이 후회가 되나요?
이 질문을 했을 때
"더 열심히 할걸..." 하는 아쉬움이 아닌
"진짜, 열심히 했다."라는 덤덤한 말이 나온다면
그냥 자신을 토닥여주면 된다.
"그래. 진짜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가 없다."
만약, 당신이 과거에 보였던 성과들이
당신의 만족감의 걸림돌이 된다면,
이 말을 추가해 보자.
어리숙함.
"그래. 어리숙한 점은 있어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은 없다."
이 말은 몇십 년의 경력을 지낸 사람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는 성과로 모든 것을 평가한다면
매 순간 어리숙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성과 중심의 평가가 아닌
당신 스스로의 진심을 평가해 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지금 죄책감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증명해 준다.
당신의 애사심을.
Epilogue.
사람은 모두 완벽할 수 없어요. 그 이유는 아무리 예습하고, 복습하고, 연습해도, 갑작스럽게 주어지는 상황은 우리의 뜻대로 바꿀 수 없기 때문이에요.
당신이 완벽할 수 없는 이유는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삶에는 날씨처럼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더 이상, 당신을 미워하지도 탓하지도 말고, 타인에게 건네는 미안함까지 이제 그만 멈추고,
"그래... 그동안 고마웠어." 하며 당신이 함께 했던 그곳을 추억 속으로 보내주기를 바랄게요.
그러면 보일 거예요. 새로운 환경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