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계 초침은 어디에 있을까

5. 결정하는 것이 어려워서... 네가 골라주면 안 돼?

by CanDo

선택의 순간은 하루에도 몇 번씩 온다.


'오늘 지하철을 탈까, 버스를 탈까'

'오늘 점심은 뭐 먹지? 저녁은?'


크고 작은 질문에

누군가는 쉽게 답을 내릴 수도

누군가는 꼬리에 꼬리를 문 질문을 할 수도 있다.


그러다 고민 끝에 이런 결론을 내린다.

너무 어렵다. 너는 어떻게 할 거야?


그렇게 타인의 선택을 내 의견에 반영하기로 한다.

그러다 보면 가끔 이런 말을 들을 수도 있다.


"결정장애야?"

"네 의견은 없어?"


이러한 날카로운 질문에도 당신은 그저 이렇게 말하기도 할 것이다.

난.. 다 좋으니까..


그래. 당신은 정말 다 좋은 거다.

그렇게 끝내면 된다.


굳이


'난 왜 내 의견이 없지?'

'책임을 회피하는 건가..'


라며 스스로를 자책할 필요 없다.


당신은 정말 다 좋으니까 신중한 것이지, 주장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그저 다른 이들과 '선택의 속도'가 다르게 흐를 뿐이다.




사전에서 결정장애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지니다.

'행동이나 태도를 정해야 할 때에 망설이기만 하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일'

우리 민족은 "빨리빨리"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고 할 만큼 빠른 일처리를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한 가지 좋지 않은 습관이 생기곤 한다.

"생각의 시간"

이 시간마저 제약이 생긴다는 것이다.


여유롭게 나에 대해,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당신은 어떤가?

여유롭게 '나'의 미래를 꿈꾸던 시절이 있었던가?


있었다면 언제가 마지막이었나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지만

막상 '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 어떤 것 보다 큰 비중을 둬야 하는 것이 '나'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어쩌면 우리가 '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은

나의 시간이 나의 중심이 아닌 타인의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


당신의 시계 초침은 어디를 향하고 있나요?


사람마다 각자의 시간은 존재하고

시계 초침의 속도는 모두 다르다.


우리 모두 동일하게 24시간이 주어지지만

각자가 느끼고 흐르는 초 단위의 시간들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각자의 몫이지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인지하지도 못한 채

시간의 중심을 타인과 환경에 맞추며 살았을 수 있다.




그럼 내 중심은 나에 맞춰져 있을까? 타인에게 맞춰져 있을까?

중심을 알아보는 방법은 생각 외로 간단한다.

오늘은 친구의 생일입니다. 어떤 선물을 줄 것인가요?


아마 당신은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친구가 좋아할 선물 리스트를 떠올리고 있을 것이다.


그럼 다른 질문을 하나 더 해보겠다.

친구가 선물을 주겠다고 합니다. 어떤 선물을 받고 싶다고 할 것인가요?


이 질문에 어떤 이는

'갑자기 선물을 왜 주지?'라고 생각할 수도

'이건 너무 비싼 거 같고.. 이건..?'이라고 생각할 수도

'글쎄... 딱히 없는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두 가지이다.


1. 각 질문에 소요된 시간은?

2. 답에 대한 명확성은?


이처럼 우리는 생각보다 '나'에 대해 모른다.

그 속에는 '내 시간을 나를 위해서가 아닌 타인을 위해서 살아왔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만약, 당신이 타인과 환경에 맞춰

억지로 시곗바늘을 빠르게 돌리는 삶을 살았다면

무언가를 선택하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다.


내 선택의 기준이 '내가 아닌 타인'이었으니까.


내 마음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힘든데

타인의 목소리를 들으며 살았으니 얼마나 힘들었는가.


그런 당신이 꼭 기억해야 하는 사실이 있다.


당신은 타인에게 의지하려는 사람이 아니다.

책임의 무게를 알고 있었기에 신중한 사람이었고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한 섬세한 사람이었다.


당신이 감당해야 했던 생각의 무게는

당신이 감당하기에 너무 무겁고

당신이 감당할 필요 없는 무게이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시간'을 찾고 싶어 하는 당신에게 마지막 질문을 해보려고 한다.


이제 시계 초침을 나에게 돌려, 나의 속도대로 걸어가 보는 건 어떨까요?


아무도 신경 쓰지 말고, 오직 내 목소리를 들으며 말이다.


그럼 당신은 당신이 만들어 가는 시간 속에서

나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소리를 들었다.

'째깍'

온 우주를 돌고 돌아 드디어

나한테 맞춰진 시계 소리를 말이다.




느려도 괜찮다.

빨라도 괜찮다.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중요한 것은

당신의 시계가 누구를 위해 돌아가고 있냐는 거다.



Epilogue.

당신이 무언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는 것은 나의 마음보다 타인의 마음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일 수 있어요. 그래서 더 느렸고, 더 복잡했고, 더 생각이 많았던 거죠. 그건 절대 나쁜 게 아니에요. 그만큼 섬세한 사람이라는 의미니까요. 하지만 당신을 위해, 이제 나의 마음에 집중해 보면 어떨까요? 그럼 속도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거예요. 누가 뭐라 하든, 중요한 건 당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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