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든 길이 누군가의 길이 된다
지하철독서-1664
아예 행적을 끊어버리기는 쉬워도
길을 가며 행적을 남기지 않는 것은
어려운 법이다.
-장자(내편)-
(장자/홍익출판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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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설야중거 踏雪野中去 :
눈 덮힌 들판을 걸어갈 때
불수호란행 不須胡亂行 :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마라,
금일아행적 今日我行跡 :
오늘 내가 가는 이 길은
수작후인정 遂作後人程 :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내가 가는 모든 길이
누군가의 길이 된다.
난
지금까지
어떤 길을 걸어왔고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앞으로
어떤 길을 가겠는가.
그 길마다
어떤 흔적을 남겨왔고
어떤 흔적을 남길 것인가.
나의 모든 길.
꽃이 피고
나비가 날고
햇빛이 잘 비추는 곳이길.
패인 곳 없이
단단하고 평평한 길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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