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싶은 것을
기록해놓는 것도
또 다른 형태의
소외된 기억 행위이다.
기억하고 싶은 것을
종이 위에 옮겨놓음으로써
나는
그 정보를 소유하기에 이르며
그것을
머릿속에 새겨놓으라고
애쓰지 않는다.
기록한 것을,
그러니까 기억하고자 하는 것을
잃어버리지 않는 한,
나는
그 지식을 소유하고 있음을 확신한다,
기록 형태어 담긴 기억이
외화된 나 자신의 일부가 되어버렸으므로,
나 스스로의 기억능력은
떠난 셈이다.
몇 년 전
다이어리 사용법을
배웠다.
일상을 살며
놓치는 것들이 하나, 둘씩 늘어감에
위기감을 느꼈다.
평생 Plan
나이 때 별 Plan
년 Plan
월 Plan
일 Plan
일 Plan을 다시 쪼개어
시간으로 기록했다.
예전보다
놓치는 것들이 조금씩 줄어들었고
기록된 것을 남김에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다.
기록된 모든 것들은
언제든지 내가 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의 '자산'이라 생각했다.
그 후
나의 '기억 자산'은 늘어만 갔다.
1년이 지나고
다시
2년이 지났다.
기록은 계속됐지만
한 번도
그 기록을 다시 보지 않았다.
생각했다.
기억
기록
그 단어의 의미를...
생각했다.
지금까지
나의 기억은
선물상자에 담기고 있었던 걸까
쓰레기통에 담기고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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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카드열람표 #1호선311652열람실
#기억에대한기억 #기억을위한기록인가
- 에리히 프롬 지음, 차경아 옮김, 소유냐 존재냐, 까치(1996),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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