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미안해.
내 마음이 너와 겹쳐있었나 봐...'
6년 전 호기롭게 회사를 나와
스타트업을 시작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회사 생활로 찌들어 있던 저에게
인생의 목표를 묻고 삶의 의미를 말했던 당당한 친구였습니다.
중국에서 외식업을 하기도
일본과 베트남을 오가며
세계적인 무역상을 꿈꾸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생각했던 것들이
마음먹었던 것들이
꿈꿔 왔던 것들이
성과로 나오지 못했고,
친구의 모습도 점점 희미해져 갔습니다.
함께 했던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었고
일했던 공간도 그만큼 줄어들었습니다.
그래도 친구는 끝까지 버텼습니다.
자신의 꿈이
곧 자신이었기에 놓을 수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렇게 6년의 시간을 친구와 함께 했습니다.
친구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미 전 그 친구가 되어 있었습니다.
내가 그가 될 수 없는데
혼자 마음을 연결해 놓고 어둠 속에서 함께 있었습니다.
그게 친구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제 마음이 병들기 시작했습니다.
친구의 얘기를 듣고
그 상황을 보면서 제 삶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오히려 담담해지는 친구와 달리 전 견딜 수 없을 만큼 힘들었습니다.
친구를 만나는 것조차 버거워 피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술을 삐뚤어지게 먹고 아내에게 울면서 얘기했습니다.
"내가 심장이 터질 것 같아... 한 몸이 된 것 같아..."
신혼 때부터 그 친구를 보았던 아내이기에
또 저와 그 친구와의 우정을 누구보다 옆에서 잘 봐왔기에
아내는 말없이 저를 안아주었습니다.
뜨거운 감정이 이내 차분하게 가라앉았습니다.
그러고는 정신이 들었습니다.
생각했습니다.
'정작 힘든 건 친구인데 왜 내가 이러고 있는 거지?...'
욕심이었습니다.
전 친구를 생각한 게 아니라
제 감정에 취해 있었던 거였습니다.
친구의 상황을 제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아픔을 더 극대화했던 겁니다.
술이 깬 다음날
바로 친구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습니다.
'미안해. 내가 힘을 줘야 하는데...
네 마음이 너와 너무 겹쳐있었나 봐...'
수화기 너머로 친구의 흐느낌이 들렸습니다.
결국 친구는 파산을 신청했고,
또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친구는 제 옆에 있습니다.
-진정성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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