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가 안쓰러워

에세이

by 진정성의 숲


과거는 기억이

미래는 희망이


이쁜 포장지로

편집을 해주지만


현재는 늘 가혹하다


너무 선명하고 처절해서

어떤 것도 포장해 줄 수 없기에


현재는 늘 가혹하다


그래서


현재는 늘 안쓰럽다


과거도

미래도


사실


현재가

만드는 건데도


현재가 너무 안쓰럽다



언제나 지금(현재)은 '날 것'이다.

현재는 무언가 '됨'이 아니라 '되어감(ing)'의 상태이다 보니 늘 어설프고 불안하다. 그리고 가감할 수 있는 무언가도 없기에 더 선명하다. 시작은 기대와 포부로 끝은 완성된 점으로 각자의 빛을 발하지만

그 과정의 시간들은 늘 흐리고 희미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 흐리고 희미한 순간만 살아간다. 가끔 됨의 순간을 맞이할 수는 있겠지만 그 순간은 찰나이다.


"책 한 권 읽는다고 뭐가 바뀌겠어?"


서른셋이 넘도록 일 년에 책 한 권을 읽지 않았다. 당장 눈에 보이는 어떤 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책 읽을 건 오히려 꼰대 같다는 인식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급기야 책을 읽는 사람들이 외계인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어느 날 나에게 책을 선물해 주는 친구가 나타났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한 권, 두 권이 이제는 10년이 되어간다.


그래서 어떤 큰 변화가 있었나?

나의 현재가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는가?


아니.


아직도 나의 '지금'은 빛나지 않는다.


여전히 모든 게 ing 중이다. 난 평범한 직장인이고 나의 환경도 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이젠 알 것 같다.

왜 매일 현재를 맞이하고 응원하고 아껴야 하는지 말이다. 난 그사이 없었던 꿈이 생겼고 그 꿈을 위한 준비로 지금(현재)를 살고 있다.


지금 나는

나라는 놋그릇을

최선을 다해 닦고 있는 것이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작은 발걸음으로 오늘을, 현재를, 지금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결국 내가 빛나기 위한 시간으로 현재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지금(현재)은 '날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난 과거의 영광보다 미래의 환희보다 현재의 '소박한 나아감'을 사랑한다. 억지로 이 투박한 순간을 포장하려 하지 않는다. 한 사람을 그 자체로 바라보고 인정해 주듯 나의 지금과 현재를 그렇게 안아주고 사랑하고 있다.


언제나 지금(현재)은 '날 것'이다.

그래서 난 지금(현재)를 더 사랑한다.


-진정성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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