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어둠의 방'

지하철독서-2039

by 진정성의 숲


“고통스러운 감정은

우리가 그것을 명확하고 확실하게

묘사하는 바로 그 순간에

고통이기를 멈추기” 때문이다.


-어른을 위한 고전의 숲-

(강경희/포레스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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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건

아프다는 거예요."


오래전

글쓰기 수업에서

작가님이 말씀하셨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때 처음 썼던 나의 글은

어린 시절 아팠던 그 순간이었다.


성인이 되고

묻어 두었던 아물지 않았던

나의 상처였다.


그렇게 나는

내 안의 '어둠의 방'에

숨겨 놓았던 그 검은색 장면들을

손으로 뱉어내고 있었다.


마음껏 울었고

마음껏 원망했고

마음껏 욕했다.


나는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삶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렇게까지 아팠던가?

그렇게까지 힘들었던가?


다시 떠올리는 게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나는 끝까지

아주 세밀하고 적나라하게 썼다.


그렇게

울분을 토해내고 나니

내 안에 따뜻한 빛이 들어왔다.


어둠의 방에

방문이 열리고

창문이 열리고


햇빛이 방을

따스하게 비추고 있었다.


기억을 지울 순 없지만,

기억을 안을 순 있었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아직 그 방은

내 안에 존재한다.


하지만 이젠

어둠밖에 없었던 그 방에


모든 문은 열려 있고

앉으면 스르륵 잠들 만큼 편안한 소파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꽃과

들으면 미소 지어지는 어쿠스틱 음악이

방을 채우고 있다.


이제야 비로소

나조차도 들어갈 수 없게

자물쇠로 잠겼던 방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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