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독서-2038
질문만 말이에요.
대답을 써넣을 공간을
최대한 많이 남겨 두는 게 좋아요.
말하자면
'가족의 질문을 모은 책'이죠.
-내게 남은 스물다섯 번의 계절,70p-
(슈테판 셰퍼/서삼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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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대답을
바로 들어야 하나?
그들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나에게도
대답을 들을 시간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부모님.
아내와 딸.
친구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질문을 써 본다.
아주 예쁜 종이에
아주 정성스레 손글씨로
그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질문을 써 본다.
그들이 대답을 쓸 공간은
충분히 넓게 할 것이다.
그렇게
잘 접어서
그들에게 건넬 것이다.
답장은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어느 순간
내가 보채지 않아도
그들이 나에게
어떤 형태로든
말해줄 거란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 사이에는
'사랑'이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꼭 대답을
바로 들어야 했나?
아니다.
시간을 줬어야 했다.
그들에게도.
나에게도.
지금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질문의 책'을 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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