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내게 남은 스물다섯 번의 계절

서평

by 진정성의 숲



"내게 남은 계절은 몇 번이나 될까?"


어린아이의 손이 내 팔을 살며시 만지는 듯 살랑거리는 바람이 내 마음에 불어왔다. 읽는 내내 연두색 잔디와 청록색 나무들이 내 눈을 가득 채웠고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 165페이지 정도의 이 짧은 소설이 나의 일요일 아침은 완벽하게 만들었다. 이미 회사와 집을 오가며 지하철 안에서 절반 정도 읽었던 이 소설을 오늘 아침 일어나 쉼 없이 다 읽어냈다. 이 책을 읽는 것 자체가 쉼이었기에 읽고 나서 오히려 마음은 숨 가쁘지 않았다.


현실을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쉼과 같은 소설


주인공은 우연히 만난 카를이라는 사람과 이틀의 시간을 보낸다. 카를은 처음 만난 주인공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하게 되고 감자 농사를 하며 아내와 살고 있는 자신을 보여준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묻고 대답한다. 그냥 그렇게 담담하게 소설을 진행되지만 그 대화 속에 담긴 의미들이 이 책을 더 푸르게 만든다.

매일을 최선을 다해 살아온 이들에게도 멈춤의 시간이 필요하다. 강압적으로 밀려드는 사람들의 요구와 예측할 수 없이 밀려드는 전화와 문자 그리고 이메일 등으로 우리는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마음은 지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그런 우리들의 역할을 하고 있는 듯했다.


우연한 만남이라는 설정은 그 자체로도 환기가 되는 상황이다. 그렇게 주인공에게 카를은 그동안 불지 않았던 '자기 인식의 바람'이라고 생각했다. 더 매력적인 것은 이미 그도 주인공과 같았던 시간을 지내 온 사람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나도 주인공에게 동화되어 카들에게 묻고 있었다.


"지금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평온할 수 있나요?"


두 사람의 대화는 인위적이거나 부자연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나를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했다. 서점 매대에 올려진 책의 제목을 보고 살짝 나름의 줄거리를 예측했었다. '내게 남은 스물다섯 번의 계절?' 주인공은 분명히 아플 것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 지내온 스물다섯 해의 기억을 회상한다거나 아니면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스물다섯 번의 해를 살아간다면 어떻게 살겠다는 스토리가 아닐까? 추측했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내 예측을 완벽히 비껴갔고 그래서 난 다행히 실망하지 않았다.


책은 무조건 더럽게 봐야 한다는 신념 덕에 읽은 책마다 물결 줄이 쳐지는데 이 책은 꽤 많은 부분을 물결 줄을 쳤다. 그리고 글에서 파생되고 확장된 내 생각도 꽤 많이 썼다. 내 기준으로 더럽게 읽은 책일수록 좋은 책이다. 그렇게 보면 이 책은 나에게 좋은 책이다. 또 페이지 수에 압박을 받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권하고 추천할 만한 분량의 책이다. 나도 이미 지인에게 추천을 했다. 그건 깊이와 길이가 적당하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럼 지금부터 이 책에서 건져올린 문장들과 파생된 나의 생각을 기록해 보겠다.


'언제나 뭔가 해야 할 일이 있다.

마치 인생이라는 게 살아가는 게 아니라 끝내야 할 일들을 처리하는 것이라는 듯이.' -10p-

'이날 아침 나는 일찍 일어나서 벌레를 잡는 행복한 새가 아니라,

새장에 갇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지친 참새였다.' -11p-


왜 이렇게 해야 할 것들이 많을까? 해야 할 것들은 끝이 있을까? 정신없이 해야 할 것들로 하루는 보내도 자기 전까지 또 내일 해야 할 일을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매일 쫓기듯 살아가다 어느 순간 머리가 멍해진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거지? 누가 이렇게 하라고 시키는 거지? 모두 나였다. 스스로 만든 스스로의 임무였다.


'가끔은 반드시 뭔가 특별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11p-


환기는 집에만 필요한 게 아니다. 자신을 환기 시키는 일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와는 다른 일을 해야 한다. 치밀한 계획이 아니라 느슨한 공간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마음도 숨 쉴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얼마 전 퇴근하다 노래가 갑자기 부르고 싶어서 코인 노래방에 가서 혼자 다섯 곡을 열창하고 나왔다. 일상에 작은 균열이 생겼고 그 사이로 내 마음의 자유가 비집고 들어왔다.


"아니요. 인생에서 굴러떨어졌답니다." -14p-


우리는 가끔 아니 자주 인생에서 굴러떨어진다. 그래서 아프고 그래서 정신이 번쩍 뜨이기도 한다.


'카를이 지치지 않는 호기심으로 에두르지 않고 내 삶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는 점.' -21p-


'그는 내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했다. -22p-


누군가의 삶을 궁금해하며 물어본 적이 있는가? 코치 자격증을 따고 실전 상담을 경험하고 싶다는 무모함으로 상담을 시작했다. 30분에서 1시간의 시간 동안 오롯이 한 사람에 대해 묻고 듣고 말하는 시간을 경험하고 있다. 처음에는 어떤 얘기를 할까라는 두려움이 컸는데 약 100회가 지나자 깨닫게 된 게 한 가지 있다. 사람들은 나의 반응 보다 자신의 얘기를 누군가에게 할 수 있는 것 자체로 감사해 하고 치유받는다는 것을. 나는 오롯이 궁금해하기만 하면 된다. 그들의 삶을.


"내가 인생을 다시 한 번 살 수 있다면, 다음 생에서는 실수를 더 많이 하고 싶다. 더는 완벽해지려고 하지 않고, 더 느긋하게 지낼 것이다. 지금까지보다 조금 더 정신 나간 상태로, 많은 일을 심각하지 않게 여길 것이다. 그다지 건강하게만 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더 많은 모험을 하고, 더 많은 여행을 하고, 더 많은 해넘이를 바라보며, 산에 더 많이 오르고, 강을 더 자주 헤엄칠 것이다. 나는 매 순간을 낭비 없이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똑똑한 사람 가운데 한 명이었다. 물론 즐거운 순간도 있었지만,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순간의 아름다움을 더 많이 누리고 싶다. 삶이 오로지 이런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당신이 아직 모른다면 지금 이 말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다시 한 번 살 수 있다면 나는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맨발로 다닐 것이다. 생이 아직 남아 있다면 아이들과 더 많이 놀 것이다. 하지만 보라......, 나는 이제 85세고, 곧 죽으리라는 걸 알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죽기 얼만 전에 쓴 글이다. -27p-


'삶이 우리에게서 그냥 미끄러져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절대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28p-


'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사람들이 생의 마지막에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이 내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었어요. 나는 왜 나 자신의 삶을 살지 못했나? 타인의 기대를 충족하는 일이 왜 그렇게 중요했을까? 나에게 정말 의미 있는 사람이나 일 대신, 돈을 벌기 위한 일로 왜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냈던가? 하지만 이런 질문도 있었어요. 그냥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걸 왜 스스로에게 더 자주 허락하지 않았을까? 왜 살면서 더 이상 모험을 하려 하지 않았을까? 그랬다고 무슨 나쁜 일이 일어났으랴?" -34p-


따로 써놓고 자주 볼 것이다. 지금 살고 있는 인생을 다시 생각해 볼 것이다. 좀 더 나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진짜 가치 있는 것을 하며 살 것이다. 자주 몰입할 것이고 더 자주 몰입에서 벗어날 것이다. 내가 죽기 전 내가 쓴 글은 과거에 했으면 좋으면 좋았겠다는 후회가 아니라 이미 그렇게 살았다는 완료형으로 쓸 것이다. 그렇게 노력해 갈 것이다.


"매일 좋은 일 한 가지씩 하기. 어린 시절에 보이스카우트에서 배운 규칙이에요." -44p-


'결정은 결국 혼자 해야 해요. 언제부턴가 나는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내게 중요한 것, 정말고 관심이 있는 것, 즐거운 것, 내가 잘 아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46p-


출근길 '오늘, 행복해질 계획'을 블로그에 쓴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삶이라는 걸 나도 안다. 하지만 계획한 것 중에 하나만 할 수 있다면 성공한 게 아닌가? 내가 좋아하고 행복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것들을 계획하고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면 그만 아닌가? 누가 뭐라고 할 것인가? 그렇게 계속 행복해질 계획을 이어갈 생각이다. 이게 나의 결정이다.


'게다가 전 금방 이루어지지 않는 소원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됐어요. 오랫동안 소홀히 했던 근육을 쓸 때처럼 인내와 절약과 결핍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면서요. 모든 것이 언제나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것 같은 요즘 세상에서는 금방 이루어지지 않는 소원이 특히나 소중하죠.' -58p-


"당신의 제일 소중한 꿈은 뭐예요?" -58p-


'광화문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위 자리에 내 책이 올려져 있는 순간!'을 내 방 벽 화이트보드에 큼지막하게 써놨다. 이 꿈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문장만 보면 글을 쓰고 싶어지고 내 안에 설렘이 가득해진다. 이걸로 충분하다. 금방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혹은 평생 못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믿는 것이다. 그 순간을 상상하고 기억하고 그 방향으로 조금씩이라고 나아가는 것이다.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 꿈들을 계속 늘려가며 살 것이다.


누군가가 자기를 이해한다고 느끼면 많은 것이 변하기 마련이에요. 나는 사람들 사이에 자리 잡고 관계 맺으려고 애쓸 때 인생은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한 건 언제나.... 나를 바라보는 사람이죠." -63p-


결국 나 혼자이지만 또 결국 우린 함께라고 생각한다. 나와의 또 타인과의 관계는 우리의 존재를 더욱 선명하게 한다. 균형을 잡아야 한다. 나와 타인과의 관계의 균형을 알아야 한다. 각자마다 그 균형은 다를 수 있다. 정확히 5 대 5가 건강한 게 아니다. 자신의 마음의 체형에 맞는 게 중요하다. 나와 타인, 어느 하나를 취하면 어느 하나는 버리는 게 아니다. 충분히 둘은 공존할 수 있고 공존해야만 한다.


"나는 주말이면 언제나 한 주를 돌아보며 정리하거든요. 그러면 마음속에 질서가 생겨나요." -64p-


매주 한 주를 정리하며 소회를 짧게 다이어리에 쓴다. 그것만으로도 정리가 되는 느낌이다. 책을 읽고 다시 돌아보면 쓰는 서평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책 속 문장을 정리하다 보면 나의 생각도 정리가 된다.


"종이에다가 부모님께 물어보고 싶은 걸 전부 써보는 게 어때요? 책에서 읽은 방법이에요. 글쓰기는 내면 깊이 들어가 자기를 표현하는 걸 쉽게 만들어 줄 때가 많잖아요?~ 질문만 말이에요. 대답을 써놓을 공간을 최대한 많이 남겨 두는 게 좋아요. 말하자면 '가족의 질문을 모은 책'이죠." -69p-


말보다 글이 더 깊을 때가 많다. 즉흥적인 말보다 오래 생각하고 다듬어 쓰는 글이 자신을 더 잘 표현할 수 있게 한다. 부모님에 대한 질문을 말이 아닌 글로 한다는 건 너무 좋은 생각이다. 딸아이가 어렸을 때 다이소에서 파는 부모에 대한 질문이 담긴 책을 주었다. 그때 다 써서 주지 못했다. 이제야 후회가 된다. 그때 아이가 우리를 궁금해 했었을 텐데. 이제라도 그 책을 찾아 써봐야겠다. 그리고 나도 딸아이에게 질문을 써서 줘봐야겠다.


첫째, 그것이 당신에게 사랑과 평화를 주는가?

둘째, 그것이 당신에게 기쁨과 힘을 주는가?

셋째, 그것이 당신에게 자유와 자율을 주는가?

넷째, 그것이 당신에게 휴식과 안정을 주는가?

"그게 모하메드가 새로운 방향으로 떠나기 전 언제나 눈앞에 떠올리는 삶의 본질이었어요. -77p-


'진정한 의미에서의 옳은 결정은 당신 본영의 모습이 되는 거죠.' -79p-


'오늘은 오늘, 내일은 내일' -80p-


삶의 본질.

선택의 기준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무엇을 하기 전에 어떤 기준으로 방향을 선택하는가? 나름 나에게 질문을 많은 했던 시기를 거쳐 나만의 기준이 어느 정도 있지만 명확하게 하지 않았다. 다시 한번 그 질문을 생각해 본다. 우리의 기준은 각자 다르겠지만 그 모든 기준은 모두 정답인 것이다. 그 순간 그 자신에게는.


"지금 여기 앉아 있을 수 있다는 것." 내가 카를에게 말했다. "우리에게 새로운 인생이 주어졌다는 건 기적에 가까워요. 나는 한없이 감사하는 마음이에요." -95p-


"나이 들어 돌아보면 즐길 추억을 충분히 쌓으렴!" 풍부한 인생 경험을 자랑하는 독일어 선생님이 언제나 하시던 말이다.-98p-


매일 아침, 새롭게 주어지는 우리의 하루. 기적이다. 태어남도 죽음도 선택할 수 없는 우리에게 밤이라는 짧은 죽음은 우리에게 새로운 아침을 기적으로 맞이하게 한다. 그렇게 모든 아침이 모든 날이 기적이 된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지내는 일상이 기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삶은 더 소중해진다. 그만큼 소중하게 살게 된다.


'나는 잠시 스스로에게서 벗어나는 것을 도망이라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항상 마음을 정화해 주는 관점의 변화라고 생각해 왔다.' -103p-


나에게서 잠시 벗어나는 것. 나를 버리면 나를 찾게 된다. 잠시 나 밖으로 빠져나와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내가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보려면 나의 밖에서 나를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천천히 나를 보면서 나를 관찰해야 한다. 그렇게 자신을 성찰하고 사유하는 과정은 자신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스물다섯 번의 여름.

이 하나의 단어, 이 하나의 숫자. 여기에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었다. 내가 눈을 감았을 때, 사방이 완벽하게 조용했다. -105p-


아내와 나는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이 인생의 전부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109p-


나 자신에게 한 약속, 순간을 소중히 여기겠다는 약속이었다. -109p-


친구인 톰 소여에게 가는, 허클베리 핀이 얼핏 떠올랐다. 내 청소년기에 그보다 큰 감동을 준 소설은 없다. "그냥 하루가 네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이 될 기회를 매일매일 주어라." 그 소설에서 제일 중요한 문장이었다. 단순한 문장이지만 내가 잘 실천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111p-


눈을 감고 생각했다. 나에게 남은 여름은 몇 번일까? 30번? 40번? 갑자기 남은 숫자를 생각해 보니 삶에 대한 욕망이 올라왔다. 아직 하고 싶은 게 많은가 보다. 내 눈에 담고 느끼고 싶은 게 많은가 보다. 대체 얼마나 남았을까? 몇 번의 여름이 나에게는 주어질까? 그럼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오늘 내가 행복에 충만해 사는 것. 내 마음을 나로 가득 채우며 살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것. 내 마음의 평온, 행복, 사랑. 이 모든 것으로 가득한 삶을 살고 싶다.


시간을 느긋하게 보내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배워야 하는 그 무엇이랍니다. -115p-


평화로운 사람들은 전부 사려 깊어요. -116p-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누군가의 부름, 핸드폰에 진동, 보이는 모든 것들로부터의 자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오히려 그 어느 날보다도 더 보고 듣고 느끼게 되는 하루가 될 것이다. 쉼은 그 자체로 완벽한 무언가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당신은 이긴 거예요. 스스로도 알고 있죠? 많은 사람의 기대에 반해 끝내기를 선택했을 땐 무엇보다 큰 용기가 필요했을 테니까요. 또 맞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느꼈을 때 스스로 그 사실을 인정하는 데도 용기가 필요했을 거예요." -128p-


포기와 선택은 다른 거다. 포기는 외부에 의해 가해지는 것이고 선택은 내부에 의해 정한 것이다. 그런데 내부에 의 해 정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있어야 하고 그 기준을 따르기 위한 용기도 있어야 한다. 그만큼 어려운 것을 마무리한 사람은 승자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

시간이 흐르면서 언제 어디서 왜 사라졌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고 놓쳐 버리는 꿈들이 있어요.~" -136p-


잃어버린 또 사라져버린 꿈을 다시 찾는 것. 지금 필요한 건 아닐까?


나를 빤히 바라보며 내가 이 결과를 다룰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말했죠.

첫째, 내 운명을 원하며 상황에 굴복하고 현실을 외면한다.

다른 하나는, 행복한 순간들을 작은 자루에 가득 차게 모으기 시작한다.~

내 병은 치료법보다는 삶에 대한 태도의 문제라고 했어요.-155p-


그때부터 그는 아침마다 호수에서 수영하고, 잠을 더 많이 자고, 신뢰하는 친구들과 가까이 지내고, 삶에 기쁨을 주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더 의식적으로 삶을 즐기고, 더 소중하게 시간을 보내고, 더 세심하게 사랑하고, 더 천천히 키스했다. -156p-


"인생에서 이 이상 뭘 더 바랄 수 있겠어요. 지금 이대로 좋아요." -158p-


나에게는 스물다섯 번의 여름이 남아 있다.

가장 중요한 그 언젠가는 언제나 지금이다. 더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163p-


오늘부터라도 행복한 순간들을 내 안에 작은 자루 안에 담으려 한다. 작은 자루가 아니라 큰 자루가 되도록 더 넣고 더 넣으려 한다. 내 삶의 마지막 순간 그 자루를 하나씩 꺼내어 미소 지으며 마무리하고 싶다. 그 마지막 순간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이 되도록.


카를의 밭을 지나갈 때, 바람이 앞이 아니라 뒤에서 불어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순풍이었다. -165p-


'순풍이었다.'라는 마지막 문장을 읽으며 왠지 앞으로 나의 삶도 순풍이 불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다. 또 순간 나는 지난한 과거를 역풍이라 생각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니었다. 어려운 과거는 오히려 나에게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을 주는 순풍이었다.


이 책은 짧지만 그 여운은 어떤 책보다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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