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엄마의 눈물이 부쩍 늘었습니다.
엄마가 이해 안 됐습니다.
왜 이렇게 자식을 이해 못하시는지
서운하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엄마의 생각을 바꾸려 애썼습니다.
모진 말도 서슴지 않았고,
엄마가 아니라 타인을 대하 듯
객관화된 잣대로 얘기했습니다.
"엄마! 엄마도 잘못했네.. 왜 인정을 안 해?.. 어?"
그렇게 자꾸 엄마에게
당신의 잘못을 인정하라 대들며,
세대 간의 어쩔 수 없는 간극이라 치부해버렸습니다.
그렇게 한 동안 아무렇지 않게 현실을 살았습니다.
어느 주말 점심
딸아이를 데리고 본가에 갔습니다.
어김없이 아무리 설명해도 변하지 않는
당신의 생각으로 절 아프게 했습니다.
그런 엄마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하룻밤 할머니와 잔다는 딸아이를 놓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밤 11시 25분.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엄마의 흔들리는 말속에서 흐느낌이 느껴졌습니다.
딸아이가 집에 가고 싶다고 했다며
데려가라는 것이었습니다.
걱정 반 짜증반으로 차를 타고 본가로 향했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딸아이는 아무 일 없는 양 자고 있었고
엄마는 어두운 방 안에서 울고 계셨습니다.
처음에는 딸아이의 투정에
힘드셨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불 꺼진 방 안에서 엄마가 얘기했습니다.
당신이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왜 엄마가 너희들을 놓지 못하고
힘들어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며
미안하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요즘 엄마의 눈물이 부쩍 늘었습니다.
그 순간 방문 틈으로 엄마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그 모습은
그동안 머릿속에 그려놓은
엄마의 얼굴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깊게 파인 주름과 쳐진 눈꺼풀..
그리고 생기를 잃어버린 머리카락..
마음속이 눈물로 가득 차 더 이상 다른 얘기를 하지 못했습니다.
잠시 후
엄마는 눈물을 닦았고 아무 일 없듯
밖으로 나오셨습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비닐봉지에
생선과 버섯 그리고 현미쌀을 담으셨습니다.
그만 싸라고, 괜찮다고 하는 내 말을 못 들은 척하시며
무언가를 냉장고에서 꺼내어
비닐봉지를 채우셨습니다.
자식이 대체 뭐라고..
당신 인생에 자식이 대체 뭐라고..
다 컸으니 이만 놓으라고 하는 자식이 뭐라고..
엄마는 비닐봉지를 꽉 채우셨습니다.
들고 가기 힘들 정도가 돼서야 엄마는 멈췄습니다.
더 이상 들어갈 자리도 없는 비닐봉지.
그래도 작은 것 하나 더 넣어주시려 애쓰시는
당신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비닐봉지에 담긴 것들은
자식에게는 무거운 짐일지 모르지만,
엄마에게는 당신의 넘치는 사랑이었습니다.
본가를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자동차 창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마음이 뜨거웠습니다.
엄마의 '뜨거운 사랑'이
내 마음에 닿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