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핑크빛 호수는 처음이지?

멕시코, 핑크 라군을 보다.

by 캔디부부


어서 와, 핑크빛 호수는 처음이지? 나도 태어나서 처음 본 핑크빛 호수다. 진짜 내 눈앞에 펼쳐지는데도 믿기 힘들 정도였다. 이제 와서 다시 다른 후기들을 검색해보니, 다들 멕시코 칸쿤에서 차를 타고 바야돌리드에 들려 점심을 먹고, 다시 차를 타고 핑크 라군이 있는 라스콜로라다스로 가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겁은 많아도 당돌한, 가난한 세계 여행자 아니겠는가? 우리는 칸쿤에서 하루 자고, 바야돌리드에 있는 에어비앤비를 예약해서 하루 자고, 바야돌리드에서 직접 핑크 라군을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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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가이드와 함께 간다고 하던데, 우리는 정말, 이런 길을 가면 핑크 라군이 나오는 걸까? 하는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달려 도착했다. 가이드는 무슨, 작은 마을버스 같은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먼지를 가르며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달려. 그렇게 도착한 핑크 라군, 역시 듣던 대로 플라밍고를 봐야 한다는 투어로 유혹하는 현지인들이 가득했다. 아주 매몰차게 거절하는 건 또 잘하는 사람, 나야 나. 가이드 없이 우리가 찾은 정보로만 이동하다 보니 여기가 맞는 건가? 하는 의문이 가득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눈앞에 펼쳐진 핑크 라군을 보는 순간 '와, 정말 오길 잘했다'라고 생각했다.


먼저, 핑크 라군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자면 (나도 지금 다시 검색해서 알게 된 사실이 대부분이지만) 이 호수는 원래 소금을 캐는 염전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아주 염분이 가득했겠지. 호수에 있는 소금에는 미네랄이 풍부해서 염분을 먹고사는 붉은 플랑크톤과 생물체들에 의해 핑크빛을 보이는 거라고 한다. 출처, 최근 온갖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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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다시 봐도 너무 신기한 핑크빛 호수. 세상에 어떻게 이런 게 존재할 수 있지? 보정하나 하지 않아도 너무 아름다웠다. 특히 파란 하늘과 핑크빛 호수의 모습은 음 뭐랄까, 나도 모르는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이랄까? 우리가 여행을 다녀온 건, 2017년도라 최근엔 입장료가 생겼다는 이야기도 있고,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라는 이야기도 있던데. 우리가 갔을 때는 그런 거 없었다. 그냥 나갈 버스가 오기 전까지 자유롭게 구경하면 된다.

그렇게 신랑과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마음껏 구경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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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자답게 까맣게 그을린 피부를 보소. 호수에 구름이 비쳐 한번 아름답고, 그런 호수를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이 또 한 번 아름답고, 서로를 아름답게 찍어준 모습이 다시 한번 아름다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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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핑크 라군에서의 우리 둘 만의 시간을 충분히 보냈다. 핑크 라군을 마음껏 보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그렇게 핑크 라군을 구경하고, 마을도 한 바퀴 돌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를 신기하게 쳐다보는 사람들뿐.


한참을 기다려서 다시 바야돌리드로 나오는 버스를 탔다. 버스가 안 오는 줄 알고 안절부절못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한 번쯤 볼만했던 핑크빛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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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라군을 열심히 보러 다녀오느라 지친 우리에게 주는 선물, 망고 스무디. 다시 바야돌리드로 돌아와 파란 하늘과 함께 노란 망고 스무디를 마셨다.

그곳에 어떻게 갔는지, 어디서 버스를 타는지, 아무런 정보 없는 우리의 추억에 관한 이야기지만 핑크 라군이 핑크빛 호수인 건 변함없는 사실이니까.


핑크 라군이 있다는 걸 내 눈으로 보지 않고 믿을 수 있었을까? 사진만 보고, 와 정말 핑크색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조금이라도 의심했을까?

내 눈으로 보지 않고 믿기 어려워하는 연약한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그저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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