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첫 모래사막, 페루 와카치나.
페루 와카치나 사막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 보려고 한다. 사막이라는 얘기, 말로는 정말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교과서에서도 봤을 거고, TV에서도 봤을 거고, 책에서도 봤을 텐데, 생각해보니 내가 직접 내 눈으로 모래사막을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지금 그 이야기. 내가 태어나서 처음 마주한 모래사막. 페루에 있는 와카치나의 이야기이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의 생각과 이야기를 담는 글이다 보니 자세하게 기억나지 않는 부분이 여전히 아쉽다.
사진첩에 정리된 사진을 보아하니 버스를 타고 넘어갔나 보다. 세계여행하는 동안 이동이 엄청나게 많았고, 버스를 타고 이동한 경우도 워낙 많아 버스 사진만 보고 이게 어디서 어딜 간 건지 이 버스는 도대체 어떤 버스였는지 기억해내는 건 어려운 것 같다. 그럼에도 한 가지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그냥 무난하게 갈 수 있었다는 거?
이제 와서 보니 지금까지 탄 버스 중에 깨끗한 것으로 손에 꼽겠다. 이 버스가 기억나는 이유는 뭔가 고급스러웠던 기억 때문인가? 남미답지 않게, USB 충전도 가능했던 버스로 기억한다. 나의 기억은 여기까지.
버스를 타고, 뭐 어디 들려서 택시를 탔나? 정말 기억이란 게 이렇게 쉽게 사라져 버리고 쉽게 혼동되는 건 줄 알았다면 그때 짧게라도 기록할걸... 하는 아쉬움만 계속 남는다.
그렇게 도착한 곳. 페루 와카치나 사막을 투어 하기 위한 차들과 사람들이 모여있다. 어느 숙소 앞에서 다 모여 일사불란하게 출발했던 기억. 그 기억은 꽤 좋은 기억이다. 설렘이 가득했던 기억이기 때문일까? 그도 그럴 것이, 얼마나 들떠있었을까. 처음 마주할 사막에 대한 두근거림으로!
사막에서 핸드폰을 떨어뜨리면 찾을 수 없거나, 모래가 잔뜩 들어가 망가질 수 있으니 방수팩을 이용해라! 이런 후기를 보고 야무지게 챙겨갔던 기억, 눈에 모래가 다 들어갈 수 있으니 선글라스 필수! 시간이 지나도 기억나는 것들은 그만큼 중요한 것인가 보다.
각자 정해진 차량에 탑승하고 너무도 들떠있는 나의 모습. 안전벨트를 잘 착용하라고 해서 단단히 착용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왜 안전벨트를 잘 착용해야 하는지. 그 이후로 차는(차 이름도 따로 있었던 것 같은데,, 뭘까)
덜컹덜컹 쿠르쾅 부부릉부릉부르르르르릉
사막의 언덕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 주었다. 이리 들썩, 저리 들썩 쿵쿵 놀이기구가 따로 없다. 이 글을 적으며 나도 모르게 미소 짓는 나를 보게 되었다. 한번 더~한번 더~! 를 외치며 언덕을 오르고 내리고 달려서 도착한 사막의 어느 한 곳. 여기를 둘러봐도 저기를 둘러봐도 요리 봐도 조리 봐도 모두 모래뿐이다. 나 혼자 여기 있을 것을 생각하니 살짝 무서워졌다. 나는 겁쟁이다.
사막에 도착해서 얼마나 행복했던지. 휙휙 부는 바람에 모래가 입으로 들어가도 헤헤 웃고 있었던 우리 부부. 정말 신기했다. 산이 가득하던 곳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일까? 어디를 둘러봐도 산이라고는 찾을 수 없고 온통 모래뿐인 사막이 너무 신기했다. 마치 처음 서울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랄까? 아니면 뉴욕을 처음 간 모습? 여기저기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래 봤자 모래뿐이지만.
해가 지는 모습을 보기 전, 사막에서 모래썰매를 탔다. 겁쟁이인 나는 정말 이거 한번 타는 것도 무서웠다. 안 탔으면 평생 후회했을 것 같다. 보드에 양초를 바르고 또 바르고 계속 발라서 모래에서 샥~부드럽게 미끄러져 내려가는 기분. 저 높은 곳에서부터 내려온 건데, 겁쟁이 치고 대단하다.
와카치나 모래사막 여행은 투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느 한 장소에 모두 모여서 각자 자유시간을 갖는다. 이곳에서 마음껏 시간을 보내며 각자 일몰을 보면 된다. 나는 이 포즈가 그렇게 좋더라. 카메라로 어딘가를 찍는 모습을 담는 것. 사실 이건 연출이다. 호주에서 의도치 않게 한번 찍혔던 모습이 마음에 들어 그 이후로 계속 찍었다. 날 바라보는 널 찍는 것 같아서. 서로의 모습을 담을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건지, 돌아보니 이것 또한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었구나.
우리를 사막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준 차. 이름 기억 안 나니까 빨간 차, 레드 카라고 하자. 레드카와 사진 찍기. 사람들은 차위에 올라가서도 찍던데. 난 겁쟁이니까, 신랑은 겁쟁이 아내를 둔 덕에 못 올라갔다. 미안하네 허허.
각자 자유시간을 즐기는 건 너무 행복한 일이다. 내가 땋은 머리 잡고 사진 찍으니까 신랑도 나름 자기 머리 잡고 사진 찍었다. 지금 보니까 아직 짧은데? 신랑은 우리가 외국에 머물었던 약 1년 반의 시간 동안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았다. 그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 라는 생각. 모든 사진이 머리가 비슷해서 지금 보면 살짝 웃기기도 하다. 신랑의 초근접 사진은 개인적으로 나의 최애 사진이다. 선글라스에 비친 나의 모습을 찍었다. 물론 일부로 찍었다.
그렇게 해가 뉘엿뉘엿 지는 모습까지 사막에 나란히 앉아 바라보았다. 참 신기하다. 어디에 있든, 해가 뜨고 지는 모습은 아름답다. 어디에 있든 그 모습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든다.
사막에 없어서는 안 되는 오아시스. 사실 실제로 내가 오아시스를 보기 전에 내 머릿속에 있는 오아시스는 그냥 작은 물웅덩이였다. 그렇게 생겼을 줄 알았다. 그렇게 생긴 오아시스도 있겠지만, 내가 마주한 와카치나 사막의 오아시스는 내 생각과는 좀 달랐다. 정말 사막에 없어서는 안 될 것 같은 존재. 그리고 그 주변으로 이루어진 마을. 사람들에겐 꼭 필요한 것이 있다. 물. 그 주변으로 마을을 이루어 사는 모습이 물의 중요성을 정말 알려주는 것 같았다. 직접 눈으로 본 오아시스. 아주 멋지다.
그렇게 사막 투어를 모두 마치고 온 몸이 모래 투성이가 된 채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수영장이 있었는데 물이 너무 차가워서 못 들어갔다. 사실 이미 그날의 에너지를 사막에서 다 쏟아서 그럴 수도 있다. 샤워실 물도 그리 따뜻하지 않았던 기억, 옷을 어디에 걸어두는지 몰라 바닥에 내려둔 내 옷이 젖어있던 기억. 희한한 포인트를 기억하고 있다. 이렇게 나의 머릿속에 평생 남아있을 페루 와카치나 사막의 이야기가 끝이 났다. 세상엔 참 아름다운 곳이 많다. 감사하게도 세계여행을 하며 정말 많은 곳을 바라보게 되었다. 페루 와카치나도 아름다운 곳 중에 하나
곱고 고운 모래가 수없이 펼쳐진 사막의 아름다움.
썰매를 타고 높은 모래언덕을 가로질러 내려오는 즐거움.
그리고 그것들을 추억하는 지금 이 시간.
모든 것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