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눈커플이 한 짐이다.
무겁다.
눈커플의 무게를 감당하기에는 이미 늦어버린 연령대.
다른 이들과 수다스럽게 어울리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즐거움에 졸음도 나른함도 이겨낼 텐데
그렇지 못한 상황 속에서 그런 것들을 이겨내려 하니 온갖 신들에게 두들겨 맞은 듯 뻐근함과 아픔이 밀려든다.
다수 속의 소수는 외롭다.
할 일은 많으나 외로움과는 또 다른 문제이다.
일을 하면서도 외로운 소수는 다른 생각을 해야 한다.
어느 날 친구가 법륜스님의 법문 동영상을 나에게 보내주었다.
"인생을 행복하게 즐겁게 사는 사람은 그냥 딱 세마다 "좋았다"로 끝나지만 어려운 시절은 글을 쓰면 1년에 책 한 권 나올 정도가 됩니다."
"너 맞네, 너의 인생이 험난하고 사연 많다 보니 책 여러 권 나온 거잖아, 그러니 너무 슬퍼하거나 괴로워하지 마"라는 친구의 말에 나의 입가에는 어느새 미소가 지어지며 자존감이 엄청나게 올라간 듯했다.
그동안 약자 소수로서 겪은 일들에 대해, 강자에게 다수에게 덤빌 수도 그 속을 벗어날 수도 없었기에 나는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끄적이며 글자를 남겼다.
그 글을 방송국에 보내고 내 글이 누군가에 의해 읽히면서 전국으로 방송이 될 때 그것을 듣는 나는 무엇인지 모를 회환의 눈물을 쏟아내면서 그동안 서러움도 그 뜨거운 눈물과 함께 소멸해 버린 듯 시원했다.
게다가 방송이 되어 생각지도 않은 선물도 받게 되고 더 나아가 브런치작가가 되었다.
그렇게 나는 하루하루 지내면서 우울한 날이거나 행복한 날에도 글을 쓴다.
"너 나한테 갑질했지? 내가 가만두나 봐라, 나도 소심한 복수? 아니 이건 소심한 게 아냐 아주 깊이 있는 복수지"
"오늘 정말 행복하네 나의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도 있고, 나 없으면 안 된다는 말 더 열심히 일하고픈 마음 드는 날이네"
이렇게 나는 그날그날 종종 글을 남긴다.
그렇게 글을 쓰고 나면
우울함도 사라지고
행복함은 더 배가 되어
나를 행복하게 해 준 이를
잊지 않고 그 고마움에
나도 베푸는 사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