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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work)과 일(day)

by 소소예찬

5월 초 올해는 유난히 일교차가 심하다고 느껴지며 아침에는 점퍼를 하나 더 입고 출근을 한다.

하지만 오후가 되면 날씨에 점퍼가 어울리지 않아 벗어야 하는데 울퉁불퉁한 몸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벗기 쉽지 않다.


덥지만 참는다.

그래도 다행히 탁자용 선풍기가 있기에 선풍기 켜고 더위를 식힌다.

오랜 세월 일을 하고 있지만 50대 중반의 여인은 매일같이 적응하며 살아간다.

환경적응, 사람적응, 분위기적응


오늘 적응하면 내일은 좀 낫겠지, 내일 적응하면 한 달이 낫고 한 달 적응하면 1년....

그러다 보면 사회생활의 끝이 오겠지.


이런저런 생각하며 오늘의 힘듦도 번잡함도 조금씩 조금씩 사그라든다.


퇴근길

50대 중반의 여인의 발걸음은 가볍다.

오늘 저녁은 비빔국수를 해 먹을까?

집 근처 마트에서 싱싱한 야채랑 면을 사서 비빔국수 만들고 계란국 끓여서 맛있게 먹는 생각을 온몸으로 느끼며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뿌듯한 마음으로 집에 들어선다.


주방에 펼쳐놓은 재료들만 봐도 흐뭇하다.

오늘 저녁 메뉴가 정해졌으니 이제 맛있게 만들어 먹기만 하면 된다.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얍~~" 주문을 건다.

이제부터 남은 오늘의 일(day) 시간을 제시간-여유의 시간으로 만든다.


시간이 세월이 지나고서야 알았다.

여유의 시간은 마음속에서 만드는 것, 느끼는 것, 누리는 것.


이제 남은 것은

일(work)하는 것도 여유의 삶으로 만드는 것이다.


일(day)을 소중히 다루는 능력 또한 여유로운 삶을 만드는 것이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깨달음과 실천 그것을 안다는 것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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