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름을 재촉하는 봄비인 듯 모두가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비가 내린다.
그동안 위협적인 산불이 계속적으로 두려움에 떨게 했고, 경제적 손실도 막대했기에 지금 비가 내려주는 이 시점, 반가움에 우리네 몸도 쉬어 보려는 듯 나도 거실바닥에 명상하듯 몸을 눕힌다.
딱딱한 거실바닥이 오늘은 명상센터의 신비로운 사색의 그 바닥처럼 느껴진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홍차도 내 옆에 와서 마치 자석처럼 달라붙는다.
"따뜻하네, 너의 몸은 항상 따뜻하니 좋다."
알아듣는 건지 홍차도 내 곁에 더 바싹 다가와 아기처럼 안긴다.
주말이지만 주말만의 할 일이 있기에 여유는 잠시.
여유가 적응될 때 즈음 세탁기 속 빨래가 다되었다는 시끄러운 알림 소리에 나는 여유를 벗어던지고 다시 일어나 빨래를 꺼내러 간다.
홍차는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는 나를 기분이 나쁜 듯 쳐다본다.
"홍차야! 너도 움직여봐 이리 와~~"
여느 때 같았으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놀아달라고 보채고 내가 가는 거리마다 졸졸졸 쫓아다니기 일쑤였는데 오늘은 흐린 날씨처럼 귀찮은지 시선만이 나를 따라다닌다.
잠시 후 홍차는 소파 위 소파커버를 동굴처럼 파헤치며 그 속에 쏙 들어가서는 팔을 베고 잠이 든다.
햇살 좋은 주말에는 늘 나를 바쁘게 따라다니느라 낮잠 한숨 안 자던 홍차였다.
그런 홍차가 오늘은 정신없이 오전부터 잠에 빠져있다.
곤히 자는 홍차의 모습을 바라보며 여유로움이란 것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나도 잠시 쉼을 가져본다.
"어쩌면 이렇게도 곤히 잘까? 걱정하나 없어 보이는 모습 보니 나도 행복해지네"
나도 잠시 홍차옆에 누워 눈을 감고 빗소리를 들으며 여유를 즐겨본다.
옆에 같이 있음을 느끼며
감정을 기대며
감정을 나누며
감정에 행복을 더하면
그보다 더 여유로운 날이 있을까.
"그래도 너무 오래 누워만 있으면 안 되지 우리 건강을 위해 놀아볼까"
귀찮아하는 홍차를 이불속에서 탈출시킨 후 숨바꼭질을 한다.
거실에서 뛰는 척 홍차의 꽁무니를 따라가는 척하면, 홍차는 작은방 옷걸이 뒤편에 살포시 숨는다.
"홍차 어디 있니? 여기 있구나! 찾았다."
그러면 홍차는 다시금 내달려 거실로 나간다.
홍차는 숨바꼭질을 좋아한다.
나도 어릴 적 그 작은 골목길안에서 언니 오빠들과 숨바꼭질하던 그 시절을 추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