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0.24.) 홍차는 아프지 마~~

복순이의 투병1

by 소소예찬

2025년 여름 유난히도 뜨겁고 힘겨웠던 8월이 지나갈 무렵 지인의 강아지 복순이가 아프기 시작했다.

아니 전부터 아팠을지도 모르지만 급격히 악화되어 가는 모습이 요즘 현저하게 나타났다.

"우리 복순이 15살인데 귀도 안 들리나 봐요. 눈도 안 보이는지 자꾸 부딪히고 아는 사람한테도 짖어요"

"아직 아기 같은데... 15살이면 나이가 많이 들었네요. 참 귀엽게 생겼는데..."

보기에는 귀여운 복순이 이름 같은 강아지였다.

"오늘 병원 다녀왔어요 검진해봐야 한대서 해보니 16가지 병명이 나왔어요."

"어머, 그럼 어떻게 해야 한대요?"

"검사받고 나서 더 심해졌어요 기침도 심하고요 아무래도 입원해야 할 것 같아요"

그렇게 며칠이 지난 후 지인의 강아지 복순이는 1시간 반 거리에 있는 시내 동물병원에 입원을 했다.

"우리 복순이 입원했어요. 그런데 병원비만 100만 원이래요. 더 큰일은 이번 주말까지 입원하면 400만 원이 나올 것 같다고 해요. 큰일이에요 저의 월급은 이미 바닥이 났어요"

"어머, 그렇게나 많이 들어요? 큰일이네요"

나는 "어머"와 "큰일이네요"라는 말만 해줄 뿐 어떤 공감을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 또한 내가 아직 겪지 않은 일이기였기에 지인의 마음과 동질감을 더 느낄 수가 없었을지도.... 하지만 나도 반려묘와 함께하는 삶이기에 언젠가는 내게도 벌어질 일이니 조금이나마 위로를 하게 되고 걱정을 하게 된다.


"저 오늘 퇴근하고 복순이 보러 병원에 다녀왔어요"

"이 빗속을 뚫고 컴컴한 길을 그렇게 멀리 다녀왔다고요?"

"네 지금 집에 도착했어요"

그 시각은 평일 밤 11시였다.

나와 전화를 하면서 냉장고문 여는 소리가 들리고 무언가 먹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서 저녁을 먹어요?"

"네 지금 몸이 부들부들 떨려서 밥에 물 말아서 김치랑 먹는 중이에요.

마음이 아파요. 복순이가 처음에 저를 못 알아보더니 제가 쓰다듬어주니 그제야 저의 온기를 알아챈 듯 꼬리를 흔들더라고요 이제 어쩌죠? "

그 말을 듣는 순간 뜨거운 눈물 콧물이 위를 타고 내려 소장대장으로 흡수되어 온몸으로 복순이의 아픔을 알아채버렸다.

"저 퇴근하고 우리 복순이 데려왔어요. 병원비가 너무 많이 나온다고 하고, 늘 집에서 함께하던 복순이 생각에 하루도 못 견디겠어서 결국 데려왔어요"

또 한밤중 복순이를 데리러 간 복순이의 주인은 기운 빠진 목소리로 몸과 마음의 아픔을 토로했다.

"우리 복순이 입원해 있으면 더 오래 살 수 있을 텐데....."

땅 꺼져라 내쉬는 한숨과 함께 자식 같은 복순이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그 깊은 한숨 속에 녹아내렸다.

"오늘은 우리 복순이 약먹이다가 손가락 물렸어요. 약이 너무 써서 복순이가 약을 안 먹어요 그래서 바쁜 아침에 화가 나서 머리랑 엉덩이를 때렸는데 걱정되네요. 얼른 집에 가고 싶어요"

"출근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집에를 가고 싶다고요? 괜찮을 거예요..."

안심의 말을 건넸지만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에 또 다른 슬픔을 토로해 냈다.

"그래서 혹시나, 내가 머리를 때려서 어찌 됐을까 미안함과 죄책감이 밀려와요. 그렇지는 않겠지만 얼른 가서 확인해보고 싶어요.... 미안하다고 말도 하고 싶고요"

".........................."

"저 아침에 옆동료분이 빵을 줘서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어요, 허겁지겁 먹었어요..... 그런데.....
강아지 아침도 못 먹고 굶고 있는데 빵이 목으로 맛나게 넘어가니, 살아있어서 맛있구나! 우리 강아지는?"
오늘 아침도 지인의 이 한마디가 먹지 않은 수십 개의 빵조각들이 목에 메이고 명치에 메인 것처럼 답답해졌다.



살아있어서 맛있구나!

............................


퇴근하고 현관문을 열자 홍차가 달려 나와 반겨준다.

"홍차야~~ 홍차는 아프지 마~~

우리 건강하게 함께 오래 하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어머님의 시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