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어느새.....
어느새 50대 중반이라니.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았느냐 나 자신에게 질문하다 보면
"나 뭐 한 거지?"
뒤집혔다 뒤집었다 결과 없는 것들을 들었다 놨다
뭐 한 거지?
멋진 풍광 카페를 가고 싶어 남편에게 보채는 나.
"이번 주말에는 우리 전망 좋은 카페 가자, 내가 다 알아놨어 1시간만 가면 돼"
"그 먼데를 간다고? 피곤한데...."
피곤하다는 남편을 기사로 떠받들며 주말 전망 좋은 카페에 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을 막 논하고 멋진 풍광을 자아내는 그 카페에서 나는 보았다.
"어머, 여자분이 저렇게 큰 바이크를 타고 게다가 혼자서 말없이 멍하니 쉬어가네..."
가죽재킷을 벗어 옆에 둔 그 멋진 바이크 여인은 디저트와 커피 한잔 그리고 멋진 풍광을 핸드폰 갤러리에 담는다.
"멋지다. 멋진 풍광 속에 더 빛나는 저 바이크 여인이 더 멋지다."
혼자서 여행 다니는 여자는 늘 외롭다고 생각했던 나.
하지만 그 자리 그 바이크 여인은 외로워 보이지 않았고 더욱더 멋져 보였다.
마치 "나 나를 사랑하는 여자. 자유로운 여자, 행복을 아는 여자, 쉼을 아는 여자" 이렇게 자랑스럽게 보였다.
한참을 그 바이크여인을 바라보며 내 옆 의자에서 코 골고 자는 남편을 바라본다.
"나는 뭐 한 거지?"
남편과 나는 종종 바다낚시를 간다.
남편의 취미에 적절히 맞춰진 나.
"히트 히트 대어다...."
"우와~~"
남편을 위해 사진을 찍고 남편은 나를 위해 잡은 물고기로 회를 떠준다.
가끔 나도 고기를 낚지만 나의 낚싯줄이 뒷사람, 옆사람, 바닷속 돌덩이 등 여기저기 걸려서 여러 사람에게 민폐 될 때가 많다.
"당신은 키가 작아서 낚시하기 어렵네..."
키 작은 나에게 바다 위 큰 배 위에서 낚싯대 조정은 많이 버겁긴 하다. 그래도 다행히 남편은 나를 지켜준다.
내 낚싯줄이 걸려 당황하고 버거워하고 있을 때 바로 달려와 남편의 힘으로 잘 해결해 준다.
나는 그럴 때마다 "오늘은 입질이 없네, 오늘은 내가 운이 없나 봐, 물때가 안 좋은가 봐, 어복이 없나 봐 등등" 이렇게 핑계를 댄다.
반면,
1. 키가 크고 멋진 낚시전용 옷을 갖춰 입은 50대 여인이 혼자서 낚시를 왔다.
"제가 먹고 싶은 종류의 고깃배가 나타날 때 바로 낚시를 온답니다."
적잖이 놀랬다. 3시간 넘게 걸리는 곳에서 먹고 싶은 고기를 잡으러 온다니.....
그것도 혼자서....
더군다나 누구처럼 낚싯줄도 여기저기 걸리지 않고 아주 차분하게 꾸준히 고기를 잡아낸다.
정말 멋진 조사님이 낚시를 즐기는 모습이 보인다.
2. 50대 초반 솔로인 여인이 아침 8시 10분 사무실에 들어온다.
"오늘은 내가 먹고 싶은걸 못 사서 아쉽지만 내일 다시 도전~~"
이렇게 아침 일찍 출근하면서 한 손에는 음료 또 한 손에는 샐러드 도시락이 들려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수영장을 다녀오다가 아침과 점심 먹을 것을 매장에서 픽업해 온다.
퇴근시간 30분 전,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 맛있는 거 주문해야지"
그날그날 저녁에 먹고 싶은 음식들을 미리 주문해 놓고 픽업을 하러 간다.
종종 모임이 있을 때는 다른 일상이지만 혼자서 그렇게 간편히 행복하게 즐기는 삶을 내 옆에서 그 여인은 그렇게 즐긴다.
반면,
나는 아침부터 종종 댄다.
남편의 아침을 준비하고 반려동물의 아침을 준비하고 나는 출근준비를 한다.
늘 손에 물 마를 날이 없다. 아니 물마를 시간이 없다.
출근해도 나는 누군가를 위해 또 손에 물을 묻힌다.
그리고 저녁을 위해 메뉴를 생각하며 조리법을 알아낸다.
퇴근하자마자 대충 옷만 갈아입고 오늘의 메뉴를 만든다.
밤 9시가 넘어야 나는 겨우 나의 시간을 낼 수 있다.
그 시간 나를 위한 것은....
내 피부를 위한 팩 하나, 폼롤러
그것도 나의 반려묘가 다가와 방해하면서 놀아달라 하면 내 시간조차 없는 날이 많다.
50대 중반, 아이들을 다 키우고 한가해져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도 모른다.
나는 내가 잘하는 것도 모른다.
나는 내가 무엇을 해야 나를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가족이 다 모이면 나는 하나뿐인 소중하고 행복한 엄마가 되고 아내가 된다.
부러운 것들이 내 안에 들어왔지만, 나는 우리 가족을 챙겨주는 내가 더 행복하다는 것을.......
진작 알았지만 오늘도 또 되새기며 누군가 부러워질 때면 또 나에게 반복한다.
"너는 가장 행복한 아내, 엄마 그리고 너 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