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을 메꿔준 사랑
그녀는 주말 실직 중인 남편과 함께 남편이 좋아하는 낚시를 다녀왔다.
남편이 좋아하는 낚시이지만 늘 돈 안 드는 노지낚시만 했었는데 이번에는 큰맘 먹고 연장근로수당 나온 돈으로 유료낚시를 하기로 했다.
3시간여 걸려 도착한 대부도 유료낚시터에 자리를 잡고 앉아 그녀는 남편이 고기를 낚아 회를 떠줄 때만 기다리며 남편을 응원하고 있었다.
유료낚시비용이 아까워서 남편만 비용을 지불하고 그녀는 구경, 응원만 했다.
"앗싸 월척이다. 참돔이네, 하하하"
주변사람들은 여기저기 물고기를 낚았다며 인증샷 찍고 회 떠서 재미난 시간을 보내는데...
그녀의 남편은
"아 왜 안 잡히지, 왜 입질이 안 오지"라며 시간이 흘러갈수록 더욱더 짜증을 냈다.
저녁 8시부터 시작해 새벽 3시가 되었을 무렵 그녀는
"여보? 눈 좀 붙이고 해, 내일아침에 또 운전해서 집에 가려하는데, 이러다 병나겠어"
"아냐 한 마리라도 잡아야 잠이 올 것 같아"
그렇게 또 시간이 흐르고 여기저기서 "아싸, 농어다, 우럭이다"라며 외치고 물고기는 파닥파닥 왜 그리도 파닥 거림이 우렁찬지 한 마리도 못 잡은 그녀의 부부는 부러운 눈으로 지켜보았다.
그렇게 한 마리도 잡지 못한 그녀의 부부, 점점 더 주위사람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어갔다.
"아직 입질도 안 왔어요?"
그런 말을 여러 번 들으니 그녀는 좀 창피하기도 했다.
그리고 방갈로에서 그녀는 두 시간여 잠을 잤고 그녀의 남편에게 잠을 자라고 했으나 그녀의 남편은 정말 하룻밤 꼴딱 새며 낚시를 했다.
새벽 6시.
"여보? 이제 7시면 끝나는데 그만 접고 한 시간이라도 눈 좀 부쳐"
"아니야 한 시간 동안 열심히 잡아야지, 입장료 6만 원에 방갈로 만원, 기름값... 게다가 집에 남겨두고 온 우리 애들한테 그냥 갈 수 없잖아?"
하지만 7시가 다되어가도 그녀의 남편 낚시 입질은 오지 않았다.
노력하는데도 안 잡히는 건 뭘까? 그녀는 생각을 하다가 주변에 고기를 많이 잡은 아저씨에게 다가가 여쭤보았다.
물론 그녀의 남편 몰래...
"어머 물고기 많이 잡으셨네요. 대단하세요... 저희는 왜 한 마리도 안 잡히죠? 밤새도록 한 마리도 못 잡았어요, 비법 좀 알려주세요 "
라며 그녀는 미음 속으로는 무척 속상했지만 웃으면서 무척 놀라는 듯 말을 했다.
"그래요? 이런 낚시터 처음이시죠?"
"네..."
"그러면 좀 더 오셔야 할 것 같아요 저도 수많은 돈 내고 다니며 익힌 건데요 그건 그냥 여러 번 해봐야 해요"
"아, 그래요?"
"이제 10분 후면 나가셔야 하는데... 어쩌나? 한 마리도 못 잡으시고, 그럼 제가 잡은 물고기 좀 드릴까요?"
"정말이에요? 네 정말 감사합니다"
좋으신 분 덕분에 그녀는 참돔 한 마리 얻어 왔다.
집에 오는 내내 그녀의 남편은 피곤함과 속상함으로 가득해 보였기에 그녀의 남편 기분을 달래고자 가을단풍이야기만 떠들어댔다.
"여보? 저기 저 산 좀봐 가을산 너무 이쁘다. 당신 덕분에 마지막 가을단풍도 보고 너무 좋다"
"그래? 그래, 나도 좋네"
남편 덕분에 가을산도 보고 드라이브도 하게 되어 좋다고 수선을 떠는 모습에 그녀의 남편 얼굴은 조금씩 조금씩 밝아지고 있었다.
그녀의 부부는 그렇게 3시간여 걸려 집에 도착해서 현과 문을 여는 순간
"아빠? 물고기는 물고기는?"
아이들은 그녀의 부부가 온 것보다 물고기가 있느냐 없느냐가 궁금했나 보다.
그녀는 잠시의 틈도 주지 않고 얼른 아이들에게 말했다.
"응, 여기 있지... 아빠가 아주 큰 참돔을 잡으셨거든 얼마나 큰지 무거워 자 들어봐"
"우와 우리 아빠 대단하다. 우와 우와"
그녀의 아이들은 신기하다며 아빠 짱이라고 했다
그녀의 가족은 그날저녁 아주 푸짐하게 참돔 매운탕을 해 먹었다.
그리고 그날밤 남편은 그녀에게 말을 했다.
"여보? 고마워, 나 낚시하면서 얼른 한 마리 잡아서 당신 회 떠주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되었네 히히히히 그래도 당신 덕분에 이렇게 매운탕도 먹고 애들한테 아빠 기도 팍팍 살려주고, 고마워"
그녀는 남편의 말에 눈물이 났다.
남편이 좋아하는 낚시도 돈 많이 든다고 못 보내주고 그래서 실력도 늘지 않았는데, 그게 다 그녀의 탓인 것 같았고, 또 그날 못 잡아 속상해하던 그녀의 남편이 생각나서 눈물이 났다.
그녀의 남편 지금은 실직 중이지만 내년 취직하면 꼭 남편을 위해 조금씩이라도 매달 낚시적금을 들려고 한다.
여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