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는 사랑입니다.
20여 년간 다니던 직장에서 연말이라고 오랜만에 점심 회식이 있었다.
그녀는 그곳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딱히 점심 먹을 곳도 없고 공짜였기에 그냥 밥이나 먹자 라는 마음으로 갔다.
테이블당 4명씩 앉았다.
그녀는 그 4명 중 가장 나이가 많았다.
그 덕분인지 그다음 나이가 많은 사람이 그녀에게 가장 먼저 청국장을 떠 주며 활짝 미소진 얼굴로 인사도 해 주었다.
"맛있게 드세요"
"네 감사합니다"
나이 많다고 주눅 들면서 어디도 끼지 못하는 그녀가 아주 반갑게 아주 행복하게 두 손 모아 받들고 인사를 했다.
그리고 다음 사람에게 청국장을 떠주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이 청국장을 다 받을 때까지 기다렸다.
"어머, 저 두부 좋아하는 거 어찌 알았어요? 호호호 감사합니다."
"많이 드세요"
"두부는 그만 주셔도 돼요, 제 청국장에 두부가 제일 많아요 저를 다 주시면 어떡해요?"
"호호호호 두부는 사랑입니다"
그렇다. 다른 사람들의 그릇에는 두부가 가득했다. 하지만......
그녀의 청국장 그릇에는 두부가 없었다. 청국장 콩과 시래기 등 국물만이 외롭게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두부는 사랑입니다"
이 말이 또 다른 그녀가 그녀의 귀를 마구마구 긁어댔다.
그녀는 그 청국장을 먹는 내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끼지도 못했다. 바늘방석이었다.
"내가 왜 왔지, 그냥 편의점에서 김밥이나 먹을걸.... " 후회를 했다.
관계..... 그녀는 그동안 정말 할 만큼 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바뀌는 사람들과 세대공감 사이 아이러니한 감정과 함께 복잡 미묘한 그녀의 감정들이 섞여서 더 이상 관계에 끼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이제 혼자이다.
하지만 외롭지 않다.
왜냐하면..... 그녀만의 내면이 매일매일 강해지고 있기 때문일지도 그렇게 훈련하고 또 연습하면 강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