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우리 집에 왔다.

사랑을 알게 해 준 그녀

by 소소예찬


2022년 1월 추운 겨울날 그녀가 우리 집에 왔다.

회색빛의 부드러운 살결을 가진 그녀는 벌거벗은 채 덜덜 떨면서 누군가의 사랑을 원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따뜻한 수프를 주었다.

찹찹찹 수프를 먹는 소리마저 사랑스러웠다.


우리 가족의 열열한 사랑을 받고 있는 그녀는 행복해했고 우리도 행복했다.

그녀는 우리 가족 중 누군가가 외출했다 들어오면 그녀가 가장 먼저 달려 눈을 맞추며 사랑스럽게 반겨준다.

"오늘 잘 지냈어? 심심했지? 어유 딱해라"

"간식 먹자"

우리 가족들은 그녀에게 집중하며 이것저것 챙겨주려 한다.

밥을 먹을 때면 내 팔을 부여잡고 맛있는 거 달라며 떼쓰기도 하고, 티브이를 볼 때면 꼭 내 무릎에 앉아서 티브이보다는 나의 눈길 나의 손길을 더 바라는 그녀.


그러던 그녀는 어느 날부터인지 눈을 비비며 졸라댄다.

"이제 그만 자러 가요, 너무 졸려요" 마치 그녀의 눈빛이 그렇게 말해주듯 껌벅이면서 나를 바라다본다.

"잠이 오는구나? 그래 가서 자자"

졸졸 따라오는 그녀는 내가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는 모습에 잠시 방안을 빙빙 돌더니 방 밖으로 나가버린다.

그리고 그녀는 물 한 모금을 마시고 화장실을 다녀온다.

"잘 준비 다했어? 그럼 자자"

그녀는 나와 아내가 누운 침대 한가운데로 들어와 눕는다.

내 팔을 베개 삼아 누워 나를 바라보며 잡을 잔다.

잠시 후 코를 골며 새근새근 잠이 든다.

"잘도 자네.... 신기하네"

아내와 나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다 잠이 든다.

다음날 아침 해가 떠오를 즈음 그녀는 가장 먼저 일어나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무언가를 "우당탕" 떨어뜨리며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

아마도 우리를 깨우는 모양인 듯싶다.

"알았어, 일어난다고...."

일어나는 우리 부부를 보면서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그녀는 먼저 나가서 거실을 둘러본다.

아침밥을 먹는 내내 그녀는 우리를 쳐다보며 행복해한다.

그리고 잠시 후 우리 부부는 출근을 하기 위해 가방을 들면 그녀는 신호를 보낸다.

"주고 가세요, 오늘은 많이 많이"

그 눈빛에 우리는 맛있는 간식을 테이블 위에 놓아둔다.

"이따 심심할 때 먹어~~" 하지만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금세 먹어치운다.

"잘 지내고 있어. 이따 만나"

우리 부부는 출근을 하면서 그녀에게 인사를 한다. 그녀의 모습은 마치 헤어지기 싫은 얼굴과 함께 간식을 우걱우걱 먹어버린다.

무려 8시간 이상을 헤어져 있어야 할 우리는 그녀를 위해 홈캠을 설치했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이 되어 설치를 했지만, 의외로 그녀는 조용하게 아침 햇빛을 즐기며 소파에 앉아 명상을 즐기던지 졸던지 공놀이를 하던지 자던지 한다.

가끔 무언가가 그리울 때 전기레인지를 켤 때가 있다. 하지만 전원을 아예 차단했기에 켜지지는 않는다.

우리가 집에 있을 때 그녀는 가끔 전기레인지를 켰고 그러면 전기레인지에 붉은 불빛이 들어와 빈 냄비를 태울 때가 있기에 우리는 그녀가 걱정이 되어 출근할 때는 늘 전원을 차단하고 출근을 한다.

홈캠이 가끔씩 그녀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런 알림에 가끔 핸드폰 앱을 들여다보며 그녀의 모습을 본다.

"물먹는구나! 밥을 먹네, 배고픈가 보네..."

별일은 없었다. 그저 그녀의 일상일 뿐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그녀의 하루하루의 삶이 궁금했다.

주말이 되면 우리는 그녀를 위해 많은 시간을 집에서 함께 하려고 한다.

그녀는 나의 무릎에 앉아 티브이를 보거나 가끔 우리와 함께 외출을 한다.

"오늘 멋진 카페 가볼까?"

우리는 그녀를 위해 여유로운 카페를 간다.

낯선 곳이지만 그녀는 그곳을 너무도 좋아한다. 같은 장소보다는 다른 곳에서 다른 이들을 만나고 가끔 또래 친구들도 볼 수 있기에 그녀는 행복해한다.

우리도 그녀의 행복한 모습에 덩달아 행복하다.


그녀는 사랑스러운 반려묘 스핑크스 고양이다.

분양을 받고 나서 또 다른 사랑을 알게 해 준 고양이,


우리 가족은 고양이 집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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