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10.) 문열지 마라

by 소소예찬

어김없이 찾아온 아침 햇살에 의도치 않게 나의 눈은 일찍 떠진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요즘 기분 좋게 일어나 내 옆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홍차를 바라본다.

이미 홍차는 일어나서 그렇게 잠자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내가 일어나기만을 바랐던 것 같다.

"잘 잤어? 거실로 나갈까?"라고 말을 하자 홍차는 먼저 앞질러 거실로 나간다.

매일아침 나는 수납장의 커피필터를 꺼내서 커피를 내린다.

나의 습관처럼 매일 하는 일련의 그런 모습을 홍차는 지켜보고 있었는지....

먼저 발을 내밀고 서랍을 열려고 한다.

"네가 그걸 왜 열어? 호호호, 그렇게 연약한 발로 그것이 열리겠어?"

웃기면서도 신기했다.


그런데 정말 스르륵 열렸다.

"어머, 네가 서랍을 열었어? 대박이다."

홍차는 나를 지긋이 바라본다. 뿌듯한가 보다.

"그만 열어, 지저분한 거 다 보이잖아, 그만 열라고...."

집사의 신기함에 더욱더 뿌듯함을 느끼려는지 자꾸만 서람을 열고 나를 바라본다.

이제 큰일이다.

홍차는 한번 익힌 습관은 자꾸만 그것을 하려 하기에 아침마다 열고 닫기를 해야 함을 나는 안다.

나는 아침을 먹은 후 화장실에서 양치를 한다.

"홍차야~ 문 긁지 마, 금방 나갈 거야" 홍차가 문밖에서 문 열어달라고 문을 긁어댄다.

그 서랍을 열고 난 후 자신감이 생겼는지 큰 문도 열려고 안간힘을 쓰는 홍차를 생각하니 웃음이 낫다.

하지만 잠시뒤 화장실 전등이 꺼졌다.

"뭐야? 불을 왜 꺼? 아침부터 장난하지 마라~~"

나는 남편이 장난으로 불을 껐으리라 생각하며 소릴질렀다.

하지만 어떤 대꾸도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불은 계속 꺼져있었다.

급히 나는 화장실에서 나갔고 "어디 간 거야? 아침에 바쁜데 왜 불을 끄고 그래?"

남편에게 소리치며 스위치 보려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나는 보았다.

"어머, 홍차 네가 끈 거야?"

범인은 남편이 아니었다.

범인은 홍차였다.

화장실입구 옆 화장대 위에 올라가 벽에 붙어있는 스위치를 발로 누른 것이었다.

"어머머, 너 불도 끄는 거니? 문 안 열어준다고 시위하냐? 호호호호"

우연의 일치이기에는 너무도 신기했다.

이런 얘기를 남편에게 주변 동료에게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믿지 않는 듯했다.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기에 동영상이라도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졌다.

홍차야? 시작해 볼까? 너의 사생활을 전 세계적으로 알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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