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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캔디D Oct 07. 2021

주차장 들어가기 레벨업

2021년 2월 4일

초보운전러 - 주차장 들어가기 레벨업


오늘은 이래저래 동네 여기저기를 갈 일이 있어 차를 끌고 동네를 돌았다.


오늘의 사건사고는 “차들이 움직이는 차도에 왜 들어와서 움직이지 않는가! +차 움직이는 방향으로 움직이는가!!!”인데, 은평구청 사거리를 지나자마자! 내 뒤에는  차가 가득한데, 나이 드신 분이(취한 분이었던 거 같고 그렇게 믿고 싶다) 내 차 앞쪽에서 어슬렁거리시는 것. 내 앞 차는 프로 운전러였는지 슬쩍 피해서 갔지만, 나에겐 불가능-_- 결국 비상 깜빡이를 켰다. 그분을 피해보려는데, 내가 차를 움직이면 그쪽으로 슬렁슬렁 왜 움직이시는 건지!! 다행히 금방 다시 인도 쪽으로 가셨지만, 사람 치는 거 순간이겠다 싶고 엉엉. 사람은 인도로 차는 차도로!! 잊지 맙시다!


여하튼 제목대로, 오늘은 첨으로 나 혼자 차를 끌고 이마트 주차장에 입성했다. 개인적으로 마트 주차장 들어가기는 매우 고난이도라고 늘 생각하는데, 이것의 발단은 애인이 몰던 마티즈”수동”이다. 


수동은..... 참 무서운 차다. 오르막길에서 멈췄을 때, 운전자 능력치가 떨어지면 백퍼 밀리고, 능력치가 있어도 좀 밀린다. 애인 차 뒤에는 무려 “수동, 경사로 밀림.” 스티커가 있었다.(붙지 마시오도 쓰여있었나?) 물론, 내가 골랐다. 


그 마티즈를 타고 언덕을 오를 때 중간에서 신호가 바뀌거나 막혀서 멈추면 정말이지 울고 싶은 마음이었다. 꽉 막혀 다 함께 올라가는 마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흑. 다시 생각해도 무서워.... 근데 난 면허 1종 보통임. 수동 트럭 몰아서 면허 땄는데.... 역시 학원빨이었나보다.


마트 주차장 운전 난이도는 이런 식이다.


난이도 저 - 직선으로 들어간다 / 지하나 평지이다 / 들어가는 구멍과 나가는 구멍이 다르다


난이도 중 - 뱅글뱅글 돈다 / 들어가는 구멍과 나가는 구멍이 한 개의 굴이지만 넘어오지 못하도록 둔턱이 있다.


난이도 상 - 심하게 뱅글뱅글 돈다 + 경사각이 높다(멀미 난다) / 들어가고 나가는 구멍이 한 개인 데다가 중앙에는 선 하나만 찍! 있다


난이도 저가 스타필드, 중이 이마트, 상이 롯데몰 정도였던 거 같다.


거기에 이제 추가되는 것이 주차 실력인데, 초보 운전러의 가장 큰 문제는 주차각을 한 번에 맞히지 못한다는 거다. 그래서 넓고 자리 많은 곳에 가면 불안함 없이 천천히 주차를 할 수 있어 좋다. 


하지만 오늘 이마트는 그런 곳이 아니다. 난 주차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고 각은 늘 애매하게 맞지 않아 괴이하게 핸들을 계속 돌려대야 한다. 그런데!!!!! 주차자리를 찾는 다른 차와,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차와, 대기하는 차들이 나를 중심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물론, 날 구경하려는 아니고;;; 보통 차들이 움직이는 패턴이 그러하다. 하지만 난 그들이 가는 길에 가로로 차를 멈춰둔 채 비상 깜빡이를 켜고 무한 핸들 돌림을 하고 있는 것. 


아주.... 등에선 땀이 흐르고 창피하고 민망하고 도망가고 싶다. 이럴 땐,


1. 재빨리 주차를 포기하고 원활한 차량 운행을 위해 한 바퀴를 다시 돈다


2. 배 째라 계속한다. 난 초보라 어쩔 수 없다!


중에 선택을 하는데, 사실 나의 선택은 대부분 1번이다. (도망가는 게 맘편함) 하지만! 이마트 주차장은 무한 돌아 돌아가 안 되는 구조!!!! 주차 층을 한 번에 선택해야 하고, 한 바퀴를 돌고 나면 (출차를 위해) 나가는 길이 보인다. 돌 수 있는 길은 여러 가지 간판으로 막아서 내가 여기서 차를 뺀다는 건, “그냥  포기하고 집에 갈게요 ㅠ”밖에 안 되는 것.


사실 역주행해서 도망가려고  차를 돌렸는데 ㅠㅠㅠ 이미 차가 오고 있고 다른 주차 자리도 없어서 실패하고 주차 방법을 바꾸려 일부러 그랬다는 듯 다시 모른 척 자연스럽게 삐걱삐걱 주차를 했다.


그래서 난 오늘 앞쪽과 옆쪽에  나의 주차를 기다리는


총 4대의 차량을 두고 최선을 다해! 성공적으로 주차!!! 


그리고 그 4대에게 미안했던 마음은, 출차하면서 내 앞의 아저씨가 주차비 기계와 씨름하던 5분을 견뎌주며 상쇄했다 ㅎㅎ 그래그래 서로 이렇게 기다려주고 사는 거지!!


여하튼 오늘 드디어 마트 주차 레벨업!!! 


롯데몰과 일산 코스트코에 잘 들어갈 수 있다면 이제 마트 운전은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 ㅎㅎㅎ


내 주변 사람 중에 A와 B가 주차를 잘하는 거 같은데 후루룩 짠! 하고 엉덩이를 잘도 밀어 넣는다. 근데 이건! 정말 잘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거라 믿는다. 당구 잘하는 사람이 머릿속으로 각도를 그리듯이! 프로 주차러들도 분명 그럴 거란 말이지!!! 나도 언젠간 저런 프로주차러가 되어, 코딱지만 한 사이에도 차를 쑥쑥 잘 집어넣고 말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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