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캔디D Oct 13. 2021

KTX 승차와 주차의 상관관계를 이해하자

20211013

오늘도 #초보운전러 는 운전자의 판단에 크게 배운다.


오늘은 급하게 광주를 가게 되었다. 제일 싫어하는 게 당일 지역 왕복이지만, 스케줄 상 어쩔 수 없는지라 12시 기차로 광주에 가서 9시 반 기차로 서울에 올라오는 일정이 되었다.


나와 주변인들의 KTX 경험을 생가할 때 역시 늘 문제는 역까지 오고 가는 길이다. 


보통 지역에 갈 때는 서울역이나 용산역을 이용하는데, 은평구 가장자리의 우리 집에서는 역까지 가는 거리만 해도 한 시간은 족히 걸린다. 갈 때는 뭐 그냥 가면 되지만, 돌아오는 길에 자정이 넘으면 그야말로 택시 말고는 크게 답이 없는 건 당연한 상황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자차운전러 가 아닌가!!!!

다른 자차운전러의 예를 보며 지역에 갈 때는 KTX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기차를 타면, 돌아올 때 운전해서 가뿐히 집에 올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나는 또 잔머리에 능한 자 아니던가!! 머리를 굴려 생각해보니 

1) 우리 집-> 서울역/용산역 = 차로 한 시간, 왕복 육 차선 팔 차선, 차도 많고 사람도 많고 주차장도 복잡. 

2) 그런데 우리 집은 어디? 은평구 가장자리

3) 이 말은 곧!! 우리 집에서는 고양시가 더 가깝지롱~

4) 우리 집 -> 행신역 20분, 행신역-> 서울역 30분. 가는 길 익숙하고 가까움. 기차에선 걍 자면 된다!


결론 : 행신으로 가자!!!


이렇게 급 판단하여 행신역으로 발권을 하고, 오늘 아침이 밝았다.


12시 18분 기차이니 40분 전에 도착해서 느긋하게 아점을 먹고 기차를 타자!라는 계획을 가지고 빈속으로 11시 20분쯤 집에서 출발한 것 까지는 좋았으나....


무려 6개나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안심했던 나의 마음은 행신역 제6공영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와장창 깨어지고 말았으니....


공영주차장은 차량이 약 30-40대가 들어가는 소규모 주차장이었으며, 거짓 하나 없이 내가 1 공영주차장부터 6 공영주차장까지 다 돌았는데 오전 11시 50분에 자리가 단 하나도 없었다. 


난, 12시 18분 기차인데!!!! 검색해 볼 때는 자리가 없다는 말은 없었는데!!!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져 갔지만, 어쩔 수 없어 주차장을 뱅뱅 돌며, 정말 자리가 없으면 역 앞의 건물 주차장에 큰돈을 주고 주차를 해야겠다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드디어!! 제1 주차장에서 차가 나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출자를 하는 게 아닌가!!!


매우 기뻐하며 주차를 마친 시각은 12시 3분. 아.... 기차가 출발하기 15분 전이다.


뭐 괜찮아! 이제 슬슬 걸어가면 되지!라고 생각하며 지도를 꺼내 들었는데, 아뿔싸!!! 역에서 5분 거리는 제6주차장이었던 것이고, 제1주차장은 역에서 12분 거리........ 아......... 망했다 싶었다.


나도 모르게 *택시를 꺼내 들고 택시를 잡았는데, 택시 타고 가는 시간은 3분, 택시가 오는데 걸리는 시간도 3분. 


난 마음이 급하니 3분을 기다릴 수 없어, 택시를 취소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와우!!!


난, 아직도, 달릴 수 있었다!!!! (의외의 감동 포인트)


여튼 미친 듯이 달려 행신역에 올라가 KTX 라인으로 들어가는데, 기차가 안 보이는 것! 오예~ 연착이로구나!!!라고 걸어 들어가는데, 저~멀리 기차가 보인다.... 아... 맞다. 나의 기차는 복합기차로 내가 탈 차량은 16호. 맨 뒤쪽이었던 것. 그리고 이미 차는 출발 직전!! 이때가 12시 17분.


난 다시 남은 힘을 쥐어짜서 달리기 시작했다. 기차님 제발 저를 기다려주세요. 여기는 서울역에 아니란 말입니다. 여기서 놓치면 전 진짜 망해요 ㅠ_ㅠ


뭐, 이 글을 쓰고 있으니 답은 무엇이다? 당연히 세이프!!!! 


진짜 민망하게 엄청 큰소리로 숨을 헉헉대며 11호차부터 16호차까지 걸어와야 했지만, 그래도 놓치지 않은 것에 매우 만족하여 자리에 앉았는데....


기차가 출발을 안 하는 거다! 이후로도 무려 10분 연착!! 뭐 연착이야 될 수 있지만, 난 왜 뛴 건가. 뛰는 나를 발견하고 감동받기 위한 건가? 난 왜 뛴 건가 ㅠ_ㅠ 기차를 타고 한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목이 뻐근한 나는 도대체 왜!!!!!!


뭐, 하지만, 됐다. 여튼 나는 승차에 성공했고, 주차에도 성공했으니까. 

광주에 내려서 뭔가 먹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보자. 


여튼, 벌써 10개월 차 초보운전러는 오늘도 한 수 배운다.


1) 행신역 공영주차장은 자리가 없다. 

2) 차라리 큰 역이 자리가 더 많을 거다

3) 이런데 올 때는 다양한 대안을 고려하자

4) 역시 빨리 출발하는 건 늘 중요하다.


그나저나 행신 주차장, 종일 주차 6천 원(경차 50% 할인)이라고 했는데, 이걸로 모든 게 용서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강변북로를 성공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