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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왜 왔어.

시댁에서도 엄마반찬이 제일 맛있다.

by 이기적이너피스

엄마가 집에 오셨다.

30분도 안 계시다가 다시 집으로 가셨다.

여의도역까지 모셔 드리면서

계속 툴툴거렸다.

이렇게 금방 가실거 왜 오셨냐고.

엄마가 여의도역까지 가는 내내 말씀하신다,

'그냥 니네 집앞 지하철 타면 되는걸

이렇게 번거롭게 한다.'

지난주 오서방 생일,

그리고 이번주 내 생일,

지난주부터 엄마는 전화하셔서는

오서방 먹고 싶은 거 말하면 해주신다고,

들르라고 하셨는데,

마포에서 양재동이 뭐 그리 멀다고.

나는 괜찮다고, 신경안쓰셔도 된다고 하고 그냥 넘겼다.

어제는 아침부터 전화오셔서는

뭐 먹고 싶냐셔서 먹고 싶은 거 없다고 넘겼더니,

찰밥에, 매운 갈비찜을 해서

보자기에 싸서

지하철을 타고 오신거다.

오후에 전화하셔서 우리집으로 오신다 하셨을때

괜찮다고, 내가 내일 가겠다고 계시라고,

그래도 오신다 하셔서

택시타고 오시라 했지만,

나는 안다.

엄마는 절대 양재동에서 마포까지 택시타고 오실분이 아니다.

남편은 엄마가 해준 제육볶음이나 고기찜을 좋아한다.

손맛좋은 우리엄마가 해주는 건 다 맛있지만,

엄마가 사위 오면 해주던 그 고기들을 좋아했었다.

그래서 손크기로 유명한 엄마가 매운 갈비찜을 잔뜩해서 찰밥까지 싸서 갖고 오셨다.

점심도 제대로 안먹었지 라 하시며 먹으라고.

데우지 않아도 될만큼 따뜻한 갈비찜에 표고넣은 찰밥까지

오서방이랑, 나랑, 지후랑 늦은 점심겸 이른 저녁을 먹었다.

나는 알지.

고기찜에 밥까지 해서 오시면

엄마 딸이 한끼 차리지 않아도 해결되니까 밥까지 다 싸오신걸.

오늘 아침도, 점심도 남편과 지후는 엄마가 해다주신 밥에 고기로 밥을 먹었다.

30분 있다 바로 가실거 .뭣하러 오시냐고.

미안해서 계속 툴툴거렸다.

내일 모레 50인데도, 엄마마음을 알면서도 그렇게 툴툴댄다.

엄마가 집에 거의다 도착했다고 전화오시고,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하라고 하신다.

나는 담에 가면 '오뎅찌게'를 해달라고 했다.

비싼거 말하지 싼거 해달랜다고 엄마는 또 뭐라신다.

맨날 이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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