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소동

EP18 돌아오고 싶지 않다면 가고 싶은 곳까지 갈 수 있는 거야?

by 요거슨 댈리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해 누구와도 대화하고 싶지 않아 모르는 척 오토바이에 올라탄다.

하지만 결코 이런 나를 그냥 내버려둘 사람이 아니다.

형이 반가운 얼굴로 내게 달려와 어깨를 두드린다.


"야 인마! 너 자꾸 헬멧 안 쓰고 다님 큰일 나. 몸뚱이가 전재산인 녀석이."

"어, 승범이 형."


내 눈을 빤히 보고만 서있다.

형은 서울에 올라와서 줄곧 우리 가족과 함께 같은 자리를 지키며 살았다.

성실하지도 착하지도 않지만 바보 같은 형이기도 하다.

나와 같은 형편이지만 형은 공부에 재주가 있어 지금까지 사법 시험을 치고 있다.


"너, 힘든 일 있나 보구나."

"형, 나...... 지금 아무 말도 하기 싫어. 나중에 보자."

"그래. 사실 나도 말할 기분이 아니야. 현명한 녀석. 나중에 봐."


형의 손엔 적어도 세 번은 나눠 피웠을 법한 담배꽁초가 들려있다.

하루 종일 소중히 간직했을 한 개비,.

시동을 켜는데 형이 헬멧을 두드린다.


"네?"

"내일 나 짐 정리하는 거 도와주라."

"아, 네. 이제 갈게요."

"상연아, 너무 멀리 가지 마. 돌아오는 길만 멀어져."


'만약 돌아오지 않는다면, 돌아오고 싶지 않다면

가고 싶은 곳까지 갈 수 있는 거야?'



그림출처: https://www.behance.net/andreadesan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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