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잘 될 거야"란 위로가
거짓말이란 걸
알면
세상이 너무 현실 같아진다.
그러다
연인을 만나
데이트를 하는 순간에도
내 손에 쥐어진 지갑이
아쉽고
키스를 할 때도
결혼이 걱정스러워진다.
1년이란 시간이
현실 밖에서 지나는 것 같았어요.
대화를 할 때마다
목구멍에서 구르는 소리라
여전히
무안할 때가 많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그 고단함을 이해해주며 살더라고요.
한국에서의 삶이
또는
이곳에서의 삶이
무엇이 현실에 가까울까
생각하다 보면
달리 몰라도
한국에서 지내온 날들은
한결같은 어제처럼
무겁더라고요.
어제는 오늘이 더 나으려나 하며
벌써부터 그립더니,.
오늘은 어제만큼 버겁고
그렇더라고요.
안부를 묻는다면,
이곳에서도
달리 현실을 벗어날 탈출구는 없어요.
하지만
회피할 시간은 주어지는 것 같아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꿈같은 현실이 아니라
잠시나마
현실을 회피할 시간일지도 모르겠네요.
멍 때리고 앉아 티비보거나
목욕탕에서 무한정 시간을 보내거나
강가에 앉아 멍 때 리거나
친구랑 앉아 수다나 떨거나
어머니랑 시장에서 부자처럼 값싼 어묵이나 배 터지게 먹는
그런 회피의 시간은
늘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