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32 난 그저 어둠이 끝날 때까지 내달릴 작정이었다.
'쾅쾅쾅'
형은 생각보다 일찍 일어나 벌써 출근을 재촉하며 문 앞에 서 있다.
새것같은 형의 운동화를 신고 오토바이에 올라앉아 익숙한 길을 달려 건물 앞에 도착한다.
더 이상 덜렁 거림이 없는 걸음이 낯설다.
건물 입구에는 익숙한 손길로 '바빌론'이란 현판을 뜯어 새것으로 교체하는 아저씨가 보인다.
우리는 서로 의문의 눈빛만을 교류한 채 다급하게 계단을 오른다.
사무실 문을 열자 여사장은 이미 책상에 앉아 과도하게 밝은 미소로 우리를 반긴다.
그 모습이 오히려 두려워 찌라시 뭉치들을 잽싸게 들고 사무실 밖으로 나와버렸다.
뒤로한 사무실에서 형의 자신감 있는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머리가 아득해진다.
계단을 내달리며 창 밖을 바라본다.
불현듯 그날 밤 일이 떠오른다.
'나는 왜?'
'정말 죽고 싶었던 걸까?'
마음마저 먹먹해져 더 이상 발을 옮길 수 없어 창밖을 바라보고 서자
더욱더 또렷한 기억으로 머리통이 기습당한 듯하다.
그날의 난 그저 어둠이 끝날 때까지 내달릴 작정이었다.
언제까지고.
saved from. apeonthem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