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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거슨 댈리 Dec 19. 2017

왜 나를 사랑하지 않아 EP2

#3. 버스 정류장/아침

         출근하려는 깔끔한 옷차림의 사람들 속에 끼여 어색하다. 버스가 오자 달려가 일등

         으로 탑승한다. 하이힐을 신은 여자가 자리에 앉으려는데 밀치고 앉아 유리창에 

         머리를 기대어 눈을 감는 시늉을 한다. 밀려난 여자가 휘청댄다. 해솔이 실눈을 

         뜨고 눈꼴사납다는 표정으로 다시 눈을 감는다.


         얼마 후 하차 벨이 울리자 여자가 해솔의 발을 굽으로 밟고 잽싸게 내린다.      

         고통과 함께 눈을 떠 두리번거리며 범인을 찾으려다 말고 창밖을 주시한다.            


해솔      (유심히 보며)어디서 봤더라?


         하얀 원피스를 입은 여자를 유심히 본다. 버스가 움직인다.


해솔      유....... 뭐였지? (머리를 치며)아씨, 누구였지?

          (큰소리로 화를 내며)이런 씨발! 누구였지? 왜 기억이 안 나는 거야!


         사람들이 해솔을 바라보며 술렁인다. 기억이 날 듯 말 듯 한 해솔.

         핸드폰이 울린다. 


해솔      (전화를 받아)어? 응, 가고 있어.


#4. 헬스장 

         미성이 squat를 하고 있다. 알게 모르게 몇몇 남자들이 미성의 뒤태를 훔

         쳐 본다. 은근슬쩍 그런 남자들 사이에 서 있는 해솔.


해솔      (미성의 엉덩이를 보며)왜? 그냥 나 잡아먹어라 광고를 하시지?

미성      (아랑곳 않고 익숙한 듯 받아치며)벌써 이 정도인데 광고까지 해도 될까?

해솔     (미성의 앞에 서서 노골적으로 가슴골을 보며)그래. 맞아. 벗을 만큼 벗었는데 

            더 뭘 보여주겠어?

미성      간섭 말고 운동이나 해.


         해솔이 보란 듯이 미성의 엉덩이를 치고 지나가며 다른 남자들과 눈을 맞춘           다.


해솔      변태 새끼들.


         해솔이 러닝머신을 하며 혼자 중얼댄다. 


해솔      뭐였더라? 어디서 봤는데? 누구였지? 유, 유 뭔데. 아이씨.

            (러닝머신 앞에 달린 모니터를 보다 깜짝 놀라며)아!


         모니터에 연예 뉴스가 나온다. 소리 없이 화면만 보인다.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여배

        우가 포토 홀에 서서 우아한 포즈를 취한다.

         자막이 보인다. “영화 한공주의 공주役 올해의 여배우 수상”

         해솔의 옆으로 미성이 다가온다.


미성      운동하다 말고 뭘 그렇게 열심히 봐?


         대답 없는 해솔


미성      내 말 안 들려?

해솔      응?

미성      내 말 진짜 안 들려?

해솔      (어지러운 듯 머리를 잡으며)어?

미성      괜찮아? 물 마실래? 왜 그래? 괜찮아?

해솔      아냐. 아무것도. 

미성      (해솔의 어깨를 잡으며)정말 괜찮아? 왜 그래? 어디가 안 좋아?

해솔      (미성을 밀치며)괜찮다고!


         놀란 미성이 해솔을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다.

해솔      미안해. 그냥 쉬고 싶어.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봐. 

미성      나가자. 


#5. 경찰서/성범죄 수사과

         서류들이 널브러진 책상 위로 김형사가 신문을 던진다. 자장면을 먹고 있던

         형사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김형사    (신문을 삿대질하며)봤냐?

형사A     뭘요?

김형사    (책상으로 다가가 직접 신문을 펼쳐 시상식 사진을 보여주며)이거 말이야!

              이거! 어떤 놈이 이 사건 정보 제공 했는지 걸리기만 해!

형사B     선배님!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건이지 말입니다.

김형사    그러니까! 미제 사건을 어떤 새끼들이 자꾸 돈벌이로 쓰냐고! 

              왜 이 사건의 피해자가(전화벨 소리가 말을 가른다)


         다른 형사들이 전화를 받는 김형사의 눈치를 보며 자리를 뜬다.


김형사    (전화를 하며)응. 그래. 응. 

형사B     무슨 일 있습니까?

김형사    아무것도 아냐.(자리를 뜬다)


         김형사가 나가고 문이 닫히자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연다.


형사B     참나. 피해자 역할을 한 사람은 주인공이 되네. 

              늘 그렇듯이.(한숨)

형사A     그나저나 잘 지낼까?

형사B     잘 지낼 리가 있냐?(괜히 신문을 던지며)너라면 잘 지내겠냐? 인마?

형사A     왜 나한테 그래? 내가 뭘 어쨌다고.

              야? 근데 (김형사가 나간 문을 보며)선배 그 사건 다시 파지는 않겠지? 

형사B     증거도 없는 사건을 무슨 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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