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사건현장/오후
김형사가 차에서 내린다. 낡은 건물 지하로 내려간다. 순경들이 분주하게 움
직이고 감식반이 검은 봉지를 조심스레 봉투에 담으며 증거를 수집한다. 동
료 형사에게 다가간다.
김형사 뭐야? 아까 그게 무슨 소리야?
형사C (쭈그려 앉아 다리를 털며 일어나)나도 모르겠다. 이게 무슨 조화인지.
두 사람이 지하에서 올라온다.
사체가 앰뷸런스에 실리고 있다.
김형사 정말 그렇게 생각해?
형사C 비슷해. (뒷목을 치며)부검을 해봐야 정확하겠지만 정황상으로만 보면
아주 비슷해. 감이(뻐근한 듯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영~ 안 좋아.
김형사 (핸드폰을 뒤적이며)봤어? 이거?(시상식 뉴스)
형사C (한숨과 함께 뿜어내듯)어- 화려한 등장이네. 부활인가?
모방범인지 진화한 건지. 개자식.
(어렵게 말을 이으며)그 녀석은 복직 안 하나?
김형사 휴-
#7. 해솔의 원룸/저녁
아무렇게나 옷을 던진다. 여기저기 컵라면 용기가 뒹군다. 해솔이 컴퓨터를
켠다. 가만히 앉아 멍하니 있다 전화를 건다.
해솔 (다정하게)집에 들어왔어.
통화를 하며 인터넷을 뒤적인다.
해솔 응~ 알았어. 너무 걱정하지 마. 응. 머리는 괜찮아 이제.
낮에 헬스장에서 본 기사관련 뉴스를 클릭한다. 댓글을 읽는다.
해솔 (스크롤을 내리며)어- 응. 끊어. 응.
‘저 여자 동영상 있음’, ‘무삭제판 토렌토’ 등 신상 정보 관련 링크가 적힌
댓글까지 보인다.
신경질적으로 마우스를 집어 던지고 침대에 드러눕는다. 전등 커버에 까만 점이 보 인다.
해솔 잊고 싶다. 진짜.
전등 커버 중앙에 놓인 까만 점을 응시하다 벌떡 일어나 서랍장을 뒤적여
약통을 꺼낸다.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두통약을 입안으로 던지고 냉장고에서
물통을 꺼내 마신다. 창문 커튼을 치고 불을 끄고 눕는다. 핸드폰이 울린다.
해솔 이런 씨발.
통화 버튼을 누른다.
해솔 (퉁명스레)네.
김형사(E) 전화하면 안 되는 건 아는데 미안하다.
해솔 뭐예요.
김형사(E) 조만간 얼굴이나 좀 보자.
해솔 무슨 일인데 그래요?
김형사(E) 연락해.
김형사가 먼저 전화를 끊어버린다. 해솔이 다시 일어나 불을 켠다. 침대 위
에 누워 천장을 올려 본다. 전등 커버의 검은 점을 예의주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