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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거슨 댈리 Aug 13. 2016

옹녀의 추억

-스시샵 에피소드

스시샵 롤 메이커로 일한 지 이제 일주일이네요.

무엇이든 말아드릴 준비가 되어 있는 저지만,


사장님께선

느닷없이 롤 가격을 외워오라고 하셨습니다.


대부분 AU$2.50이기 때문에 특별히 가격이 다른 4-5종류만

외우면 되기에 쿨하게 '네'를 외쳤습니다.


그렇데 DAY OFF를 누린 다음날

사장님께선

롤을 말고 있는 저의 팔뚝을 콕콕 찌르십니다.

자꾸-


손님들이 몰리는 시간엔 

사장님과 케셔만으론 역부족이라

주문받는 걸 빨리 익히길 바라시는 거죠-


'말라면 말고, 까라면 까고, 7시 30분까지 출근하라면 해야죠.'

어떤 일이 있어도 

한국인에게 정해진 답 'YES'



옹녀ㄴ의 추억

아주머니 한 분이 오셨어요.

물론 외국인이죠.

"Hi~ how are you."

"Thanks."

-인사 끝

-아주머니 주문 시작

"야미 치킨 로올~ 앤, 옹녀??"

"파... 팔던?"

"옹녀ㄴ"

"......옹....니연?, 옹....년?, ....옹뇽?"

"옹녀ㄴ"

전 5살 아이처럼 그녀의 말을 계속 따라 했습니다.

옹녀....용녀.... 언녀니? 뭐지.. 뭐지????? 뭐야?????

제 기준에서의 '용녀'

S.O.S 

제발 누군가가 나를 옹녀에게서구해주길....ㅠㅠ


그때 레이첼(케셔)이 나타났어요.


정리하자면,

옹녀ㄴ란, 영국식 발음의 어니언입니다.

그녀는 에그 샐러드 롤에 양파가 들어있는지 물은 거죠.

제가 영어를 할 줄 안다는 가정하에,

에그 샐러드 롤을 바라보며 그냥 '옹녀ㄴ'란 말을 한 거죠.

그들 기준의 '용녀' 아마도...

숙달된 케셔인 레이첼은 

양파가 없다고 대답했고, 

그녀는 

에그 샐러드 롤을 추가했지요.


사실상,

호주에는 많은 영어권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살아요.

혹은 

인도, 라틴, 태국 같은 비영어권 사람들도 많죠.


현지 오시인들은 

대게가 영국식 발음과 술 마신 사람의 혓바닥 같은 발음을 써요. 

두 개의 발음이 콤비네이션된 거라고 보면 적당할 것 같기도 해요.


미국식 발음에 길들여진 

저로썬...ㅠㅠ


집에 와서 번역기에서

양파의 발음을 실행했어요.

미국/영국 발음: 어/오니언 

영국 발음: 온/옹 년


혼자 무지하게 웃었어요.

(난 절대 쪽. 팔. 리. 지  않는다. 결단코 의연할 것이오.)


이 곳에서도

맥도널드나 여타 햄버거 가게를 가면

감자튀김을 칩이라고 하더군요.


맥도널드 너마저.


오늘로써

이곳에 온 지 한 달입니다.

전 잘 해낼 수 있겠죠?


한국인의 대답은 무엇이든, 언제든

"Yes."


톰 아저씨가 한국에서 인기 많은 이유를 알겠어요. 미션은 늘 임파서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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