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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거슨 댈리 Sep 20. 2016

마지막 노래

배철수 아저씨 라디오에서 마지막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어젠 버티컬 사이로 갈라짐이 무색하게

환한 달이 비췄어요.


브리즈번에서 유일하게 친숙한 음식, 라면을 끓여 먹었어요.

오늘따라 소화가 안 돼 소화제를 삼키고 침대 위에 앉았습니다.


그래도

이곳에선

잠 못 드는 밤이 거의 없어졌고,

소화제를 삼키는 일도 줄었으며,

타이레놀을 먹어야 할 정도의 두통도 없었어요.


30대의 브리즈번 워홀이 쉽지는 않아요.


고향엔 지진이 계속되고 있어 불안하네요.

한순간에 가족들이 친구들이 지인들이 사라질 수 있다는 건 정말 상상하기 힘든 끔찍함입니다.


정말이지,

생각만으로 심장이 멎네요.


정말이지.......


...


전 일을 그만두지 않았어요.

거짓말만 해대던 코 워커를 욕하고 싶지만,

그녀의 허언증을 다시 생각합니다.


어쩌면 그녀에게

끔찍한 어린 시절이 있지는 않았을까,.


그녀의 거짓말엔 분명
누군가의 동조와 배신이 있었을 거예요,
지금처럼.


그녀의 말들이 거짓임이 밝혀지면서,

도저히 일반적인 행동이 아니란 확인이 생겼을 때,.


처음엔 분명 그녀에게 관심을 주었던 이들의 동조는

모두 오롯한 그녀의 잘못이 되어 있었어요.


아마도

녀 역시 첫 거짓말 후 알았을 거예요.

사람들의 배신이 있을 거란 걸.

그래서 보다 합리화된 거짓말이 죄책감을 지웠겠죠.


외면, 그 지독한 외로움이 만들어낸 거짓말.

관심, 짧은 순간이라도 자신의 편이 생겼다는 기분.

배신, 그들의 동조마저 자신만의 탓이 되어버린 순간

그녀는 다시 상처받았을지도 몰라요.


우리의 잘못을 덮으려

쉽게 밀어낸 사실, 진실.


그녀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자신이 만든 말들 속에 갇혔는지도 몰라요.
그것이 그녀의 유일한 진실일 수 있게.



협박 같은 충고가 저에게 날아와 꽂힙니다.

이곳에서의 생활이 겨우 2달 지났단 게 무색할 만큼.

전 벌써 1년 뒤를 계획해야 하네요.

부디 이번 공모전 글을 잘 마무리했으면 합니다. 흔들림 없이 잘 마무리되기를,.


부디 가족들과 친구들 모든 분들이 무탈하기를 바랍니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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