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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거슨 댈리 Sep 24. 2016

상자에 가두기

떠나와서 깨닫는 것,.   아끼는 상자

아끼는 상자에 날 담아두려는 건지,
날 아껴서 상자에 구겨 넣으려는 건지.

이 곳에 와서 깨닫는 한 가진,

나의 문제는

내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한국이어서, 한국이 아닌 다른 곳이라서가 아니란 것이다.


브리즈번은 분명 다정한 곳이다.

많은 관광 산업으로 인해

시내는 늘 음악과 작은 축제들이 펼쳐지고,

호주인들은 여유 있는 삶을 추구한다.


줄곧

상자 안에 갇힌 삶이 지겨웠다.

어떤 프레임 앞에 가둬진 사진처럼 살아가는 게 지겨웠다.


하지만

여유를 알게 되면서

외로움을 알게 되면서

깨닫는다.


나의 문제는

불확실한 미래와 그래도 용기 내고픈 일 사이의 것이라는 걸.


땅에 심은 씨앗에 울타리를 치고

상자를 씌운대도

결국

울타리든 상자든 뚫고 나올 게 뻔하다.


우리는

사랑하는 이들을

안전이란 이유로 자신이 아는 범위 안에 안착시키려 한다.


하지만

홀로 만드는 미래가 아닌 이상

세상은 변화하고

나의 경험치는 진부해진다.


많은 충고 같은 협박이 오고 간다.


-삶을 망칠지도 몰라.

-가난해질 거야.

-무시당할 거야.

-이뤄질 수 없을 거야.

-허황된 거야.


꿈이 허황되더라도

무지개처럼 땅에서 시작된 게 아니라

공기 중에 투과되어 보이지만 실존하지 않더라도

그 덕분에

아픈 현실에도 상처 입을 용기를 가질 수 있는 건지도 모른다.


황무지 같은 현실과

허황된 꿈 사이에서

여전히

고민 중이다.


다시 시작하기 늦었을지도 모르거니와

다시 시작하기도 전에 무산될지도 몰라서.


어느 쪽이든

당신이 마음 가는 대로

살아보고 싶은 대로

살아보길 바란다.

한 번이라도..


'삶을 살아보길 바란다'

난 나에게

그리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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